한일전 10연패… 류지현호, 백투백 홈런 ‘스타트’에도 웃지 못했다

사진=뉴시스

 

경쾌했던 시작을 이어가지 못한 아쉬움이 두고두고 맴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5일 일본 도쿄돔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일본과의 평가전 첫 경기에서 4-11로 패했다. 내년 3월 예정돼 있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하기 위한 모의고사다.

 

WBC 본선 조별리그 C조에 자리한 한국과 일본이 해외파 없이 치르는 ‘미리보는’ 전초전 성격이기도 하다. 이 와중 뼈아픈 역전패다. 프로 선수들의 맞대결 기준 한일전 연패 숫자는 ‘10’으로 늘어나게 됐다. 지난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결승(4-3) 승리 이후 10년 동안 승전고가 없다.

 

악순환을 끊어낼 절호의 기회였다. 선취 득점도 한국의 몫이었다. 타순이 한 바퀴가 돈 시점인 4회 초 홈런이 두 차례 터진 것. 2번타자 안현민(KT)이 투런포를, 곧이어 송성문(키움)도 아치를 그려내며 백투백 홈런을 안겼다. 3점 차로 앞선 기쁨도 잠시, 일본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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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실점 투구를 펼치던 한국의 선발투수 곽빈(두산)이 4회 도중 무너졌다. 볼넷과 2루타, 단타 등을 내주면서 실점 위기를 초래했고, 바뀐 투수 이로운(SSG)이 적시타를 맞아 동점이 됐다. 곽빈은 3⅓이닝 동안 59구를 던져 삼진 없이 1볼넷 3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동점 속 흐름을 뒤바꿀 발판을 만드는 건 좀처럼 쉽지 않았다. 도리어 흔들린 한국이다. 5회 초 선두타자 문현빈(한화)이 친 투수 앞 바운드 타구가 내야안타가 아닌 1루수 뜬공으로 판정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KBO리그 무대였다면 비디오 판독을 시도했을 터. 그러나 이번 평가전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맞춘 WBC 규정으로 진행됐다. 해당 타구는 비디오 판독 대상에 해당하지 않았고, 4심 합의를 거쳐 최종 아웃으로 결론이 났다.

 

공수교대 후 5회 말 수비 상황에선 돔 천장에 맞은 타구가 파울이 아닌 2루타로 최초 판정된 뒤 다시 정정되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설상가상 분위기를 내주고 말았다. 한국 우완 불펜 투수 이호성(삼성)은 이때 무사 1, 2루서 대타로 나온 일본 포수 기시다 유키노리(요미우리 자이언츠)에게 좌중간 3점포(3-6)를 허용했다. 상대의 파상공세는 계속됐다. 무사 만루에서 달아나는 점수를 더한 일본에게 6점 차 리드(3-9)를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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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오프 신민재(LG)가 3안타 2득점 활약을 펼쳤다. 8회 초에도 본연의 장점인 베이스러닝을 뽐내 만회의 점수(4-9)로 연결하는 데 기여했다. 다만 신민재와 안현민, 송성문 셋을 제외하곤 나머지 타자들이 무안타 침묵했다.

 

격차는 크다. 한국에선 총 6안타를 쳤고, 일본은 두 배인 12안타를 뽑아냈다.

 

비단 방망이 문제만은 아니다. 한국 투수들은 이날 제구에서 크게 어려움을 겪었다. WBC 규정인 만큼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이 아닌, MLB 현역 심판인 젠 파월이 주심을 맡았다.

 

기록지를 보면 더 씁쓸하다. 한국 마운드는 총 11개의 사사구를 헌납했다. 더불어 8회 말 이민석(롯데)이 적시타를 허용, 추가 실점(4-11)을 떠안았다.

 

이번 평가전 2차전은 하루 뒤 16일 같은 곳에서 열린다. 두 팀 모두 신예 투수의 선발 등판을 예고했다. 올 시즌 프로 데뷔를 일궜다는 점에 공통점이 있다. 한국은 2006년생 우완 정우주(한화)가, 일본에선 2003년생 좌완 카네마루 유메토(주니치 드래곤즈)가 출격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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