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현장]“소설로 세계관 구성” ‘전원 중국인’ 엠빅, K-팝 본진서 도전장

수년간 쌓아온 K-팝 그룹 육성 시스템을 거쳐 전원 중국인으로 이뤄진 K-팝 그룹이 탄생했다.

 

신인그룹 엠빅이 10일 서울 마포구 MBC 공개홀에서 첫 앨범 ‘루코이에(LUKOIE)’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었다. 

 

엠빅은 이날 오후 6시 ‘루코이에’와 동명의 타이틀곡을 발표한다. 엠빅소속사 토브엔터테인먼트의 윤범노 대표는 중국에서 활약한 한국인 안무가다. 약 7년간 중국 50개 기획사에서 800명 이상의 연습생을 지도하며 중국판 ‘프로듀스101’인 ‘청춘유니2’에서는 데뷔조 멤버를 배출하는 등 성과를 냈다. 여기에 중국 현지화 걸그룹 팬시레드를 론칭해 현지 트렌드에 최적화된 아티스트 발굴과 차별화된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본격적인 쇼케이스에 앞서 윤 대표는 “한국 회사지만 중국에서 발전해서 이 자리에 서 있다. 엠빅은 다크판타지 세계관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연결’이라는 주제로 곡과 세계관이 이어질 예정이다. 많은 응원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엠빅은 사호, 밍카이, 청이, 루, 첸 5인조로 구성됐다. 양방향을 뜻하는 ‘AMBI-’ 와 ‘CONNECT’(연결)를 결합해, 길을 잃은 소년들이 서로의 진실된 연결을 통해 성장과 구원을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를 팀명에 담았다. 멤버들은 안무 창작, 랩 메이킹, 보컬에 강점을 가졌다. 청이는 “처음 팀명을 들었을 때는 이해를 못 했는데, 8이 연결의 의미라고 해서 인상 깊었다. 지금은 너무 익숙해져서 내 이름보다 빨리 말할 수 있다”고 웃어 보였다.  

한국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고 데뷔하게 됐다. 특히 사호는 5년 여의 연습생 시기 중 2년 간 한국에서 생활했다. 첸은 스트레이 키즈, 루는 세븐틴과 엑소, 사호는 방탄소년단 등 K-팝 선배 그룹을 보며 꿈을 키웠다. 윤 대표는 “C-팝과 K-팝의 경계를 두지 않았지만, 철저히 K-팝 시스템으로 아이돌 트레이닝 진행했다. 현지 팀원들과 한국에 초빙한 강사들이 3년 정도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이후 서울에 와서 똑같은 시스템으로 연습 기간을 거쳤다. K-팝 시스템으로 육성하고 기획된 아이돌이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20년 간 거주하면서 ‘중국인으로 구성된 K-팝 그룹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키워온 윤 대표의 바람이 이뤄졌다. “K-팝 시장에서 K-팝 그룹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였다. C-팝이 C-팝만의 시스템이 있다면 K-팝은 음악뿐 아니라 체계와 플랫폼의 특징도 가지는 것 같다”고 비교했다. 

 

데뷔 앨범 ‘루코이에’는 동명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다크 판타지돌 엠빅의 시작을 알린다. 거미 형상의 꿈의 신 ‘루코이에’가 창조한 거짓된 꿈의 세계에서 다섯 소년이 연결되고 진실된 세상을 향해 여정을 시작한다는 서사를 내포했다. 수록곡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세계관의 확장이다. 

사호는 “팝과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섞은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타이틀곡 ‘링크 업(Link Up)’에 대해서는 “보사노바 기타 리프와 UK 개러지 리듬의 속도감, 팝적인 드럼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다섯 소년의 운명적인 첫 연결을 노래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다른 지방에서 온 다섯 멤버를 처음 만났을 때, 밝지 않았다. 각자의 그늘이 보였다. 그 모습을 살리면서도 밝은 모습을 끌어내고 싶었다”고 했다. 다크판타지 세계관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진입 장벽이 높은 장르인 걸 알고있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접해온 아이돌과 K-팝은 세계관이 강했기에 세계관을 멋지게 풀면서 활동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무리하게 정한 부분도 있다. 확실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확신을 드러냈다. 

 

전원 중국인 멤버들인 만큼 한국어 실력은 다소 미흡해 아쉬움을 남겼다. 첸은 “회사에서 한국어 수업을 들으면서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한국어를 익히고 있다”고 했고, 사호는 “처음엔 한국어 공부가 정말 어려웠다”면서도 “라떼’와 ‘얼굴이 오늘내일 한다’는 말을 배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확고한 세계관을 고려해 곡 작업은 유연하게 가져갔다. 이와 더불어 퍼포먼스와 음악으로 대중성을 높여가고자 한다. 이미 다섯 편의 소설을 바탕으로 탄탄한 활동 계획을 가지고 있다. ‘루쿠이에’는 다섯 편 중 세 번째 챕터다. 윤 대표는 “세계관 안에서 중요한 사건을 음악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미 소설이 나와있기 때문에 다음 앨범도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본격적인 출발에 앞서 엠빅 멤버들은 “지금부터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테니 좋은 모습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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