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A매치 2연전을 준비하는 홍명보호에 빨간불이 켜졌다. 월드컵을 7개월 앞두고 백승호(버밍엄시티),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주축 미드필더들이 줄줄이 쓰러지면서,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표팀은 10일 충남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서 소집해 올해 마지막 A매치 평가전을 준비한다. 오는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전,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전 2연전에 나선다. 7개월밖에 남지 않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실험 무대다. 이번 일정을 마치고 나면 베스트 11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홍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중원이다. 잇단 부상으로 흔들리고 있다. 황인범에 이어 백승호까지 다쳤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9일 “백승호의 부상 상태를 확인 중에 있다”며 “검진 결과를 확인한 뒤 후속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백승호는 이날 미들즈브러전에서 경기 시작과 동시에 공중볼 경합 중 왼쪽 어깨를 다쳐 전반 5분 만에 교체됐다. 최근 2경기 연속 결승골을 기록하며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 중이었기에 아쉬움이 더욱 크다. 홍명보호에도 파장이 퍼진다. 영국 매체 ‘버밍엄 라이브’는 “백승호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라커룸에 들어갔다”며 “다음 주 볼리비아와의 한국 대표팀 평가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고 전했다.
첩첩산중이다. 이미 황인범과 박용우, 핵심 자원 둘을 잃은 상태다. ‘중원의 핵’ 황인범은 지난 6일 좌측 허벅지 근육 통증으로 소집 명단에서 공식 제외됐다. 이보다 앞서 황인범의 파트너 박용우(알아인)는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입어, 월드컵 시점 복귀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백승호의 잠재적 이탈까지 더해져 중원이 붕괴할 위기다. 최상의 중원 조합은 물론, 완벽한 실험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재 대표팀에 남은 중앙 미드필더 자원은 원두재(코르파칸),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김진규(전북 현대), 권혁규(FC낭트) 4명뿐이다. 이중 원두재와 권혁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분류된다. 홍 감독은 9월 A매치에서 백승호-김진규, 카스트로프-박용우(알아인) 조합을 시험했으나, 이번엔 모두 가동이 어렵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월드컵에서 부상자가 나오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홍 감독은 이참에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플랜 C까지 테스트하며 벤치 자원의 활용도를 극대화해야 한다. 남은 자원 중 활동량에선 카스트로프가 압도적인 장점을 보이며, 김진규는 공격적인 성향과 중원 조율 능력으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수비를 강화한다면 원두재와 권혁규가 있다. 특히 원두재는 홍 감독이 울산을 지휘하던 시절부터 사제의 연을 맺어 홍 감독의 축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 권혁규는 홍 감독 체제 첫 선발이다.
아예 시야를 넓히는 방법도 있다. 중앙 미드필더 활용이 가능한 이강인(PSG), 이재성(마인츠) 또는 전북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중앙수비수 박진섭을 기용할 수도 있다. 결국 수장의 용병술이 빛나야 한다. 홍 감독이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최고의 플랜C를 찾아낼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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