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외신의 주목에도…송성문 “제 자신을 냉정하게 봐야죠”

사진=이혜진 기자

“겸손이요? 제 야구인생은 제가 제일 잘 알잖아요.”

 

내야수 송성문(키움)이 도전을 외쳤다.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드리고 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준비 중이다. 일생일대의 큰 전환점이 될 수도 있는 상황. 정작 송성문 본인은 차분하다.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도전하게 됐다”고 운을 뗀 뒤 “시즌 땐 야구장에서 (빅리그) 스카우트 분들이 보이니깐 조금 행복한 상상을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다. 못 가더라도 아쉬울 순 있겠지만 실망하진 않으려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송성문의 이름은 이미 현지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래틱은 송성문을 “뒤늦게 기량을 꽃피운 내야 자원으로, 최근 2년 동안 공격력이 크게 향상됐다. 여러 수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내야수”라고 소개했다. 송성문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언급만 되다 마는 경우도 있지 않나”라고 밝혔다. “돌이켜보면, 어느 한 부분에서 압도적인 게 없다. 특별한 무기가 없다 보니 그렇게 평가해주신 게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사진=키움히어로즈 제공

 

자세를 낮췄지만, 지금이 ‘최전성기’라는 점에선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지난해 142경기서 타율 0.340, 19홈런 21도루 104타점을 기록, 커리어하이를 새로 작성했다. 반짝 활약이 아니다. 올해도 144경기서 타율 0.315, 26홈런 25도루 90타점 등을 써 내려갔다. 생애 첫 20-20클럽(20홈런-20도루)에도 가입했다. 송성문은 “그 전에 너무 못했기 때문에 최근 2년이 더 부각되는 것 같다. 데뷔하자마자 전성기를 여는 선수들과는 다르다고 본다”고 전했다.

 

멀티 포지션이 가능하다는 부분도 강점이다. 송성문은 프로 데뷔 후 3루수는 비롯해 2루수, 1루수 등을 소화했다. 활용 폭이 넓다. 보다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무기이기도 하다. 먼저 미국으로 건너간 김하성 역시 마찬가지. 빅리그서 자리매김하는 데 내야 유틸리티 능력이 큰 도움이 됐다. 송성문은 “(김)하성이 형과 비교하면 몇 수 아래다. 하성이 형은 KBO리그에서도 엄청난 선수였다. 나는 여러 포지션을 뛰어야만 시합에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만 29세. ‘도전’이라는 두 글자를 쓰기엔 적지 않은 나이다. 책임감도 묵직해졌다. 내년 1월엔 2세도 태어날 예정이다. ‘좀 더 일찍 눈을 떴더라면’ 생각할 법도 하지만, 송성문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오히려 “운이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송성문은 “(빅리그에 진출한) (김)하성이 형, (이)정후, (김)혜성이와 같은 팀에서 뛴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또 MLB 스카우트에게 관심도 받았다. 최선을 다하되, 한국에 남게 된다면 또 열심히 뛸 것”이라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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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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