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현장] 풍성한 아침식사 후 커피점… 서울에서 만난 튀르키예 일상

“튀르키예 아침 식사 메뉴로 인기있는 ‘시밋(Simit)’이라는 빵인데요. 참깨가 올라간 게 특히 맛있습니다. 따뜻한 홍차랑 드셔보세요. 저도 학교 다닐 때 항상 먹던 빵이에요.”(세라 일마즈 주한튀르키예대사관 주무관)

 

서울 여의도 자매공원을 지나다보면 이국적인 하얀 목조 건물이 눈에 띈다. 바로 ‘앙카라 하우스’다. 이곳은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온 대한민국과 튀르키예의 깊은 우정을 상징하는 공간이자, 튀르키예의 문화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시작은 1971년 8월 23일 체결된 서울특별시와 튀르키예 앙카라시의 자매결연이다.  양국은 이를 기반으로 1977년 5월 1일 여의도광장 인근에 ‘자매공원(앙카라 공원)’을 조성했다.

 

이후 양국 간 우호 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1992년 8월 28일 앙카라하우스가 세워졌다. 튀르키예 전통 포도원 주택 양식을 본떠 지어진 2층 목조 건물이다. 앙카라하우스는 1995년 7월 26일 공식 개관 이후 여러 차례 보수공사를 거쳤다. 지난 5월에도 새 단장을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앙카라하우스 전경. 사진=정희원 기자
이윤수 토일란 앙카라 하우스 관계자가 튀르키예 칼을 소개하고 있다. 정희원 기자

튀르키예 문화관광부는 최근 이곳에서 ‘튀르키예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윤수 토일란 앙카라 하우스 관계자와 함께 내부를 둘러봤다. 연면적 약 51평 규모의 외관은 16세기 오스만 제국 시대 건축미를 충실히 재현했다.

 

앙카라시가 직접 기증한 전통 생활가구와 농기구, 민속예술품 등 800여 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특히 여성용 은거울과 전통의상 등은 당시 귀족층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유물로 평가된다.

 

일마즈 주무관은 “앙카라하우스는 마치 튀르키예 시골 할머니댁을 찾은 듯한 느낌을 주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앙카라하우스는 튀르키예 시골 할머니댁을 찾은 듯한 정겨운 공간으로 꾸며졌다. 앙카라시가 직접 기증한 전통 생활가구와 농기구, 민속예술품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참가자들은 앙카라하우스를 둘러보고 튀르키예식 아침식사를 체험하고, 커피점을 쳐보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했다. 튀르키예의 아침은 ‘황금의 식사’라 불린다. 다양한 치즈와 신선한 채소, 집에서 만든 잼과 카이막 등으로 차려진다.

 

일마즈 주무관은 “튀르키예에서는 아침을 왕처럼 먹고 저녁은 소박하게 먹는다”며 “가족들이 다같이 모여 홍차와 시밋, 메네멘, 아이란 등을 풍성하게 즐긴다”고 소개했다.

튀르키예식 아침 식사는 치즈·채소·잼·유제품 등을 다양하게 구성해 차와 함께 즐기는 게 일반적이다. 달걀, 양파, 토마토, 피망에 간 후추, 오레가노, 소금 등의 향신료가 들어간 전통적인 튀르키예 계란요리 ‘메네멘’도 빠지지 않는다. 음식을 식탁 전체에 펼쳐 놓는 ‘세르프메 카흐발트’ 스타일로 다양한 음식을 한번에 즐긴다.

 

빵은 튀르키예 조식에서 빠지지 않는다. 지역마다 고유한 빵도 나온다. 참깨를 입힌 둥글고 바삭한 시밋은 거의 모든 튀르키예식 아침식사에 나온다. 얇은 페이스트리층 사이에 치즈, 시금치, 고기, 감자 등을 넣은 뷔렉도 선호도 높은 아침 메뉴다.

동그랗게 구워낸 튀르키예식 조식 빵 시밋. 정희원 기자
튀르키예식 커피를 마신 뒤 남은 침전물로 운세를 점쳐본다. 정희원 기자

특히 튤립 모양 유리잔에 담아 내는 홍차는 튀르키예의 아침을 열어주는 대표적인 음료다.

 

아침식사에 이어 튀르키예식 커피도 나왔다. 일마즈 주무관은 “튀르키예에서는 커피를 함께 나누면 40년 우정을 쌓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일상 음료를 넘어 ‘우정과 환대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커피를 마신 뒤에는 점을 치기도 한다. 커피를 다 마시면 잔 바닥에 침전물이 남는다. 이때 잔을 커피 받침에 뒤집어 놓은 후, 잔 속에 남아 있는 무늬를 보고 길흉을 점치는 식이다. 잔을 뒤집어보니 주변에 세로줄이 이어졌다. 일마즈 주무관은 "앞으로 여행을 떠날 일이 많겠다"고 해석했다. 이러한 ‘튀르키예식 커피 문화와 전통’은 2013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한편, 주한 튀르키예 관광청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미식 문화 여행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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