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시험, 경쟁 그리고 실패. 아크는 청춘이 마주한 현실, 그 안에서 겪는 감정에 주목했다. 포기하지 말라는, 이겨낼 수 있다는 응원 속에서 듣는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노래하고 춤추는 멤버들에게도 큰 위로로 다가온 앨범이다.
그룹 아크(ARrC)가 지난 3일 두 번째 싱글 ‘컨트롤+알트+스키드(CTRL+ALT+SKIID)’를 발표했다. 전작 ‘호프(HOPE)’ 이후 4개월 여 만에 컴백이다. 아크 멤버들은 “준비 시간이 빠듯했지만, 꽉꽉 채워 담아 준비했다. 데뷔 1주년을 맞아 이전과 달리 성숙한 느낌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콘셉트에 맞게 노래와 퍼포먼스에 신경썼다”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새 앨범에는 타이틀곡 ‘스키드(SKIID)’와 수록곡 ‘와우(Way of Winning, with 문수아X시윤)’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스키드’는 매일 흔들리고 무너지는 순간 속에서도 지금 이 시간을 나만의 언어로 기록하는 10대들의 현실과 태도를 노래한다. 최한은 “Ctrl+Alt에 Delete는 재부팅 단축키다. ‘삭제’를 의미하는 Delete 대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난다는 의미의 SKIID를 넣었다. 넘어졌다고 끝내지 않고 앞으로 다시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은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0세부터 100세까지…모든 세대가 공감할 걸요?”
아크는 2008년생 막내 지빈·도하, 2007년생 최한·앤디·리오토, 2005년생 현민과 2004년생 끼엔까지 7인조로 이뤄져 있다. 이제 갓 스무살이 된 맏형 라인도, 아직 10대의 풋풋함을 가진 동생 라인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메시지를 표현한 앨범이다.
멤버들에게 직접 요즘 10대의 현실에 관해 물었다. 도하는 “10대인 친구들도 각자의 고충이 있다. 학교와 학원, 집을 오가며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돌파구를 찾고 싶어 한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서 부딪혀 나가는 게 10대의 모습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현민은 조금 더 거시적인 관점으로 새 앨범 ‘CTRL+ALT+SKIID’를 바라봤다. 그는 “10대의 고충을 이야기하지만, ‘스키드’가 단순히 10대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고, 나 혼자만 뒤처지는 게 아닐까 고민하는 모든 세대에게 공감될 만한 이야기다.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돌파구 같은 곡이 되길 바란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곡마다 ‘끝까지 쟁취해내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0세부터 100세까지 0100세대에게 어필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각자의 경험을 통해 진정성을 더했다. 지난해 서바이벌 오디션에 출연했던 앤디는 “파이널까지 진출해 데뷔조가 눈앞에 있었는데, 무너져버린 시기가 있었다”고 회상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하면 내 노력이 너무 아쉬울 것 같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재부팅’ 했다. 그래서 더 공감할 수 있는 앨범인 것 같다”고 의미를 찾았다.
데뷔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긴 연습생 생활을 거쳐야 하는 이들에겐 더 와 닿는 내용이다. 현민은 “비슷한 감정을 많이 느꼈다. 같이 연습하던 형들, 친구들이 먼저 데뷔하는 모습을 보면서 의문이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이런 시간을 보낸 멤버들에게도 ‘스키드’가 주는 위로는 컸다.
첫 미니앨범 ‘AR^C(에이알스퀘어드씨)’의 수록곡 ‘라이트 업(light up)’과 ‘듀얼리티(duality)’도 비슷한 결의 메시지를 담는다. ‘라이트 업’에는 ‘네가 느끼는 조바심 알아 다’라는 가사가 ‘듀얼리티’에는 ‘아마 우린 조금 서툴지 몰라/아플지 몰라/but it’s not that wrong/어느새 한 뼘/아름다운 모순 속에 자라나’라는 가사가 담겼다. ‘스키드’도 그 연장선에 있다. 조바심을 느끼더라도 자신을 잃지 않길 바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듣는 이들에게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Wow’ 컬래버 빌리·‘미스틱’ 윤종신…든든한 지원사격
또 다른 수록곡 ’와우’는 결승점 없는 순간에도 함께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시험이나 경쟁에서 ‘게임 오버’ 대신 ‘리셋’을 선택한 10대의 쿨한 반항을 노래한다. 소속사 선배인 빌리 멤버 문수아와 시윤이 가창은 물론 작사에도 직접 참여해 더욱 특별한 시너지를 냈다.
뮤직비디오에도 직접 출연해 지원사격을 했다. 현민은 “아크는 음악에 진심이 팀이다. 다양한 세계관과 장르를 소화하고 있는 아크와 같은 방향성을 향해가는 선배들이 바로 빌리다. ‘와우’ 데모를 듣고 새로운 그림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선배들이 흔쾌히 피처링을 수락해 주셨다”고 비화를 전했다.
녹음하고 함께 퍼포먼스를 연습하며 합을 맞춰나갔다. 새로운 작업방식으로 얻는 시너지가 놀랍도록 흥미로웠다는 후문이다. 현민은 “타 아티스트와 협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퍼포먼스적으로도 새로운 구성이 나오고, 흐름에 맞춰 유닛도 짜보았다. 추임새도, 화음도 탁 트이는 새로움이 있더라. 배울 점도 많았다”고 작업 후기를 밝혔다.
대선배이자 미스틱의 수장 윤종신도 아크를 향한 응원을 전했다. 현민은 사옥 엘레베이터 앞에서 윤종신을 만난 일화를 전하며 깨알 같은 ‘윤종신 성대모사’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아크가 소문이 자자하게 났다고 하시면서, 항상 응원하고 있다고 쾌활하게 말씀해 주셨다.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데뷔 전날에는 음성 메시지도 보내 주셨다. 항상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데뷔 1주년…“성숙하면 보여주고파”
아크는 지난 8월 데뷔 1주년을 맞았다. 돌아보면 몸도 마음도 훌쩍 커버린 1년의 시간이었다. 도하는 “음악의 내용도, 보는 관점도 성숙해졌다. 멤버들 간의 발전한 팀워크도 꼭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직관적으로 성숙을 표현하기 위해 스타일링의 변화도 켰다. 현민은 짧은 머리로 성숙한 무드를 어필하려했고, 무대 위에서의 여유도 자연스레 성숙을 표현한다. 노래하고 안무하며 카메라를 찾아야 하는 음악방송 촬영에 표정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면, 1년간의 경험이 주는 배움이 컸다. 현민은 “데뷔 초에는 무언가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면, 그간의 활동을 통해 집중하고 보완해가는 법을 배웠다. 배운 것을 토대로 멋있게 보이는 요령, 위기 대처 능력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무대 하나만을 향해 달려온 멤버들에게 1년 간의 활동은 행복이었다. 특히 아커(팬덤명)의 무조건적인 지지와 사랑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리오토는낯설었던 첫 음악방송의 순간을, 현민은 첫 해외 공연이던 케이콘 재팬 2025 무대를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 꼽았다. 현민은 “열심히 준비한 선후배님들의 공연과 더불어 음악 하나로 모여 그 순간 자체를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브라질, 일본, 베트남 등 다양한 나라에서 모인 다국적 그룹이다. 데뷔 이후 이들 국가에서도 조금씩 인기를 쌓아가고 있다. 해외 무대에 앞서서는 간단한 인사말과 짧은 현지 표현들을 익힌다. 각 국가의 언어 능력자들이 특기를 살려 유튜브 콘텐츠를 진행하기도 한다. 끼엔은 ‘럭키엔’을 운영하며 베트남 팬과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빈은 ‘팔라 지빈’을 통해 포르투갈과 브라질의 팬들에게 문화와 언어를 소개하고 있다. 리오토는 일본, 현민은 영어로 팬들과의 접점을 강화하고 있다.
11월 가요계는 아크뿐 아니라 선후배 가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이 가운데 아크가 생각하는 강점은 ‘다국적 그룹’이라는 점이다. 더불어 최한은 “일곱 멤버의 색이 전혀 다르다. 그 색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로 모여 예쁜 색을 만든다. 하나하나의 매력을 뜯어보는 맛이 좋은 팀이라 생각한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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