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이요? 생각지 못한 분이 오셔서….”
통산 최다안타의 주인공, 손아섭(한화)에게도 야구가 어려울 때가 있다. LG와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3차전이 그랬다. 경기 시작 후 세 타석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손아섭은 “공이 잘 안 보이더라. 족족 다 스트라이크처럼 보이고, 조금 이상한 날이었다”고 밝혔다.
빈손으로 물러나진 않았다. 마지막 타석서 기어이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8회 초, 무사 2루서 송승기를 상대로 우익수 쪽 안타를 신고했다. 앞선 타석서 연거푸 삼진을 당한 만큼 배트가 사뭇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 터. 손아섭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삼진 3개나 4개나 똑같지 않나”라면서 “삼진을 당했다고 방어적으로 하기 보다는 공격적으로 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끝이 아니다. 손아섭은 문현빈의 적시타, 채은성과 황영묵의 볼넷이 더해져 홈을 밟는 데까지 성공했다. 3-3 균형을 맞추는 점수였다. 한화는 이후 심우준의 2루타, 최재훈의 안타까지 터지며 7-3까지 달아났다. 홈으로 들어가기 전 3루서 얼마나 간절한 맘으로 홈을 노렸을까. 손아섭은 “제발 패스트볼이나 폭투 하나만 나와라 싶었다. 운 좋게 볼넷이 나왔다”고 전했다.
단 하나의 안타였지만, 그보다는 팀 승리의 힘을 보탰다는 데 의미를 뒀다. 손아섭 “나 역시 많이 살아나가고 싶다. 1번 타자로서 많이 출루하는 게 중요하기도 하다. 그런데 생각처럼 잘 안 된다”면서 “그렇다면 한 번을 살아나가더라도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돼야 한다. 의미 없는 3출루보다, 때로는 의미 있는 1출루가 더 나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끄덕였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팀의 승리다. 3차전을 잡아내며, 손아섭은 생애 첫 KS 승리를 맛봤다. “KS라서 기쁜 것도 있지만, 희망을 봤다”고 힘주어 말했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 ‘그 분’이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손아섭은 “3차전에선 생각지도 않은 이가 찾아오는 바람에 좀 당황했다. 4차전에선 귀신 말고, 좋아하는 그 분이 왔으면 좋겠다”고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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