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영화 리메이크 ‘부고니아’…엠마 스톤 연기 변신→아카데미 제작진

 

한국 영화 명작으로 꼽히는 ‘지구를 지켜라!’(2003)가 할리우드 영화 ‘부고니아’로 재탄생했다. 

오는 11월5일 개봉하는 ‘부고니아’는 지구를 지켜라!의 영어 리메이크 작품으로 외계인의 지구 침공설을 믿는 두 청년이 대기업 CEO 미셸을 지구를 파괴하려는 외계인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납치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구를 지켜라!의 투자 배급사인 CJ ENM이 시나리오와 제작사 패키징 등 기획·제작을 주도했다.

영화 ‘가여운 것들’·‘킬링 디어’ 등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상부터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까지 휩쓴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현대 사회에 만연한 광기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담아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영화 곳곳에 블랙 코미디와 스릴러적인 요소까지 녹여내며 또 한 번 최고작을 경신할 전망이다. 최근 인터뷰를 통해 휴식기를 선언한 만큼 당분간 부고니아가 그의 마지막 영화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도 기대감을 끌어올린다.

 

Emma Stone stars as Michelle in director Yorgos Lanthimos' BUGONIA, a Focus Features release. Credit: Atsushi Nishijima/Focus Features © 2025 All Rights Reserved.

 

할리우드 배우 엠마 스톤과 제시 플레먼스의 폭발적인 열연도 관람 포인트다. 엠마 스톤은 성공한 거대 바이오 기업의 CEO로, 모든 것을 자신의 통제 아래 둬야 하는 완벽주의자지만 어느 날 갑자기 미셸 역을 맡았다. 역할을 위해 실제로 삭발 투혼까지 감행한 엠마 스톤의 모습은 공개되자마자 화제를 모았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유일무이한 페르소나로 자리 잡은 그가 이번에는 또 어떤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일지 궁금증이 모인다.

외계인의 지구 침공설을 굳게 믿고 미셸을 납치하는 배송부 직원 테디 역은 제시 플레먼스가 연기한다.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의 CEO인 미셸을 지하실에 감금한 채 외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라고 협박하며 광기와 집착을 오가는 테디의 모습은 제시 플레먼스의 강렬한 연기를 통해 완성됐다.

 

촬영부터 공간, 음악 등 베테랑 제작진이 모여 완성도 높은 프로덕션을 선보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부고니아는 영화 브루탈리스트·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에 이어 비스타비전 포맷으로 촬영된 21세기 세 번째 영화다. 격돌하는 인물의 감정과 긴박감을 밀도 높게 담아낸 비스타비전 촬영은 웅장하면서도 매력적인 부고니아만의 비주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테디의 소외된 내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자 대립이 극에 달하는 공간이기도 한 지하실은 세심한 디테일까지 신경 쓴 설계 끝에 완성됐다. 인물의 치열한 공방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공간 디자인은 관객의 눈을 더욱 즐겁게 만들 예정이다. 장엄한 사운드로 인물의 감정에 순식간에 몰입하게 만드는 음악 역시 또 다른 주인공 중 하나다. 런던 컨템포러리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함께 녹음된 음악은 인물의 변화하는 관계와 대립을 완벽히 설득한다.

또한 아카데미 편집상과 음악상 후보에 올랐던 요르고스 마브롭사리디스와 저스킨 펜드릭스, 아카데미 미술상을 수상한 프로덕션 디자이너 제임스 프라이스, 음향상 수상자 자니 번까지 다양한 아카데미 수상 경력의 제작진이 총출동해 완벽한 프로덕션을 구현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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