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2] 가을로 가져오지 못한 상성… 백투백 허용한 임찬규, 3⅓이닝 5실점 남기고 조기강판

LG 임찬규가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2025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 1회초에 연타석 홈런을 허용한 후, 포수 박동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극강의 상성, 가을에는 미처 이어지지 못했다.

 

임찬규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2025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3볼넷 2탈삼진으로 5실점(4자책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우승을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갈 2연승을 꿈꾼 LG다. 전날(26일) 열린 1차전에서 8-2 완승을 거둔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가야 하는 한판, 그 열쇠를 쥔 게 바로 선발 투수 임찬규였다. 자신감은 가득했다.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한화 상대로 극강의 모습을 보여줬다. 5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1.59(34이닝 6자책점)의 화려한 숫자를 써내렸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이상을 기록한 것만 4번이다. 정규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3월26일 잠실 한화전에서는 9이닝 무실점으로 생애 첫 완봉승을 빚은 좋은 기억까지 있다.

 

그대로 펼쳐두기만 하면 됐다. 그러나 KS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선발투수들이 늘 힘들어하는 첫 고비, 1회가 버거웠다. 리드오프 황영묵에게 안타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충격의 백투백포가 이어졌다. 문현빈에게 투런, 노시환에게 솔로 홈런을 연달아 맞고 무너졌다. 하주석에게 추가 1타점 적시타까지 얹어주며 일순 실점이 4점으로 불었다.

 

타선이 임찬규를 도왔다. 2회말에만 안타 5개를 쏟아내는 응집력으로 5-4 역전을 만들어주더니, 3회말에는 박동원이 리드를 벌리는 투런포로 포효했다. 하지만 임찬규의 버티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회초와 3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4회초를 넘지 못했다. 1아웃 이후 최인호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어 최재훈마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했다. 황영묵에게 또 하나의 볼넷을 범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김영우와 교체되며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LG 임찬규가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2025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영우가 첫 타자 루이스 리베라토를 2루 뜬공으로 잡았지만, 문현빈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임찬규의 실점은 5점으로 불어났다. 오지환의 실책으로 인해 비자책점으로 기록됐으나, 아쉬움의 정도에는 변함이 없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이어 등판한 김진성이 위기를 틀어막으면서 LG의 녹록지 않았던 4회초의 문이 닫혔고, 임찬규도 한숨을 돌렸다.

 

이날 임찬규의 투구수는 79구였다. 이중 26구를 뿌린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4㎞를 기록했다. 이보다 많은 27개의 커브를 비롯해 체인지업(16구), 슬라이더(10구)를 던지며 변화구 위주 피칭을 펼쳤지만, 끝내 효과를 보지 못했다.

 

가을에 펼쳐보이던 에이스 면모에 흠집이 나고 말았다. 임찬규는 지난 시즌 준플레이오프에서 2경기 2승 평균자책점 1.59(11⅓이닝 2자책점), 플레이오프에서 1경기 5⅓이닝 무실점을 각각 마크하며 가을에도 ‘토종 1선발’의 위엄을 떨쳤다. 하지만 올 가을 첫 등판에서 그 기운을 이어가지 못하고 선발승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LG 임찬규가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2025 KBO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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