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슈팅스타2’ 설기현·이근호, 축구에 더 진심된 두 남자

쿠팡플레이 '슈팅스타2'에 출연 중인 설기현 수석코치(왼쪽)과 이근호 선수. 쿠팡플레이 제공

쿠팡플레이 ‘슈팅스타’는 은퇴한 축구 선수들의 재도전기를 그린다. 박지성 단장, 최용수 감독과 설기현 수석코치 등 한국 축구의 전설적인 주역들이 합류해 FC 슈팅스타를 이끌고 있다. 지난 시즌, 드라마틱한 서사와 짜임새 있는 구성, 생생한 현장감, 그리고 선수들의 진정성 넘치는 열정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슈팅스타’는 성원에 힘입어 올해 시즌2를 방영 중이다. 

 

◆이근호 “시즌1 애청자에서 선수로, 할수록 감각 올라와”

 

이근호는 선수 은퇴 후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회장직을 맡아 쿠팡플레이 해설위원과 SBS 스포츠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의 감독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슈팅스타2는 더욱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최근 인터뷰에서 “시즌1의 애청자로서 ‘그냥 나가면 나도 할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큰코다쳤다”고 웃어 보인 이근호는 “선수 시절과 똑같다. 방송인데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몰입해서 경기한다”고 말했다.

 

선수이자 해설위원, 한 팀의 감독으로서 축구를 마주하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해설이 팬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내 플레이가 좋아야 한다. 해설하면서 가장 좋은 건 선수가 아님에도 경기를 많이 보고 현대 축구에 대해 알아간다는 점”이라며 “어렵기도 하지만 풀어내는 과정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슈팅스타’는 선수들의 유니폼 전면 중앙에 바디캠을 달아 현장감을 전한다. 선수들의 움직임과 숨소리, 목소리와 작은 욕설까지도 고스란히 담긴다. 배터리의 무게감과 마이크를 차고 넘어질 때의 고통도 있다. 처음엔 신경 쓰였지만, 경기장에 들어가면 까맣게 잊은 채 달린다. 그는 “방송을 보며 ‘내가 이런 얘길 한다고?’ 싶은 순간이 많았다”면서 “축구 선수들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되는 방송이다. 경기가 영상으로 남겨 재밌게 풀어내는 과정을 보며 출연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AFC 챔피언스리그 MVP와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이근호,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의 주역 구자철의 합류가 시즌2의 관전 포인트였다. 그래서인지 두 선수에게 쏠린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두 선수를 기다리고 있는 건 패배의 그림자였다.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 플레이에 당황한 기색은 시청자에게도 전해졌다. 

 

현역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체력이다. 한 경기를 위해 일주일 내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던 그 시절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근호는 “(구)자철이와 내가 기대치보다 너무 못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더라. 서로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못 이길까 싶은 마음”이라며 “경기를 하면 할수록 감각이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남은 경기에서 만회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드리겠다”고 열의를 보였다. 

◆‘감독’ 최용수 뒤에 든든한 ‘수석코치’ 설기현

 

설기현 수석코치는 “선수 때 느꼈던 감정을 잊고 있었는데,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서 즐길 수 있는 분위기여서 좋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K4와의 경쟁에서 승격을 거뒀다면, 이번 시즌 상대하는 K3와는 예상치 못한 고전의 연속이다. 설 코치는 “시즌1 상대는 생각했던 것보다 약했고, 시즌2는 너무 세더라. 가면 갈수록 이기기 위해 더 철저히 준비하고 있으니 성과가 나올 거라 믿는다.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대표팀 시절을 기억하는 최용수 감독과 설기현 코치에게도 천군만마 같은 두 선수였다. 설 코치는 “리그는 초반 성적이 중요하다. 기대를 많이 했는데, 초반에 너무 상태가 안 좋더라”며 “감독님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뛰어야 한다고 하셨고, 나는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날고 기던 선수 시절을 떠올린다면 기막힐 정도로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포기는 없었다. 서로를 격려하고 보완하며 구슬땀을 흘렸고, 결국 9화 경주한수원FC와의 경기에서 3대2 승리를 거뒀다. 설 코치는 “리그 중반이 넘어가면서 선수들의 몸이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자철이도 달라졌다. 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고 웃으며 “근호, 자철이 등 팀의 중심이 되는 선수들이 경기를 뛰면서 폼을 찾더라. 아무리 기술이 좋아도 실력은 몸이 갖춰졌을 때 나온다. 초반부터 이 상태였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보였다. 

◆축구의 재미, 선수의 발견 ‘슈팅스타’

 

아무리 뛰어난 선수였다 할지라도 은퇴 시점에는 제2의 인생에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축구 관련 직업을 다시 시작하는데 있어 ‘슈팅스타’는 그 어느 것보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이근호는 “은퇴하고 올 수 있는 최고의 구단이라고 할 정도로 관심이 많아졌다. 은퇴에 가까워진 베테랑들이 눈여겨보고 있다”며 “함께 뛰었던 선수들과 경쟁 속에서 다시 뛸 기회가 된다. 마치 국가대표팀 훈련을 오는 기분이다. 쉽지 않은, 매력적인 멤버 구성”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즌2를 빛낸 선수를 묻자 두 사람은 모두 에브라를 택했다. 프리미어리그 출신 특급 용병이자 박지성의 절친 파트리스 에브라의 합류는 FC슈팅스타 선수들에게도 큰 자극제가 됐다. 설 코치는 “대충 하다 갈 줄 알았는데, 몸도 괜찮고 너무 열심히 뛰어줬다. 90분을 다 뛸 줄은 몰랐는데, 우리 선수들보다 더 진지하게 임하는 모습에 감명받았다. 세계적인 선수는 다르더라. 회식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했다”고 에브라를 추켜 세웠다. 

 

축구는 전후반 90분간 펼쳐지는 싸움이다. 사랑받는 국민 스포츠로 불리지만 90분의 경기 시간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 이후의 이야기는 알 수 없다. ‘슈팅스타’는 이 모든 과정을 전한다. 설 코치는 “훈련 과정과 라커룸 토크 등을 재밌어하시는 게 신기했다. 방송도 일부일 정도로 전술을 비롯해 많은 걸 준비한다. 중계로 경기만 보던 것과는 다른 세계를 보여드릴 수 있어 흥미롭다”고 했다. 

 

이근호 역시 “축구를 잘 모르는 지인들도 ‘축구가 이런 경기야?’라고 하더라. 축구에 대해 모르던 부분들을 새롭게 접하며, K리그에 유입할 수 있는 관문이 되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슈팅스타’가 잘 되면 K리그에도 큰 영향을 끼칠 거다. 축구의 재미, 선수의 발견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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