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인터뷰] 트로트 유망주 김보민 “‘노래 부르는 의사’가 꿈…마음 치유하는 노래하고파”

트로트 가수 김보민이 인터뷰 후 사진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김용학 기자

올해 중학교 1학년인 김보민(14)은 또래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학교에서는 평범한 학생이지만 무대에 오르면 단숨에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당찬 트로트 가수다.

 

이미 고모령가요제 대상, 정의송수국가요제 대상, 대구 2.28 청소년전국가요제 대상, 제24회 경기도청소년예술제 보컬 대상, 청주예술제 초등부 전국가요제 대상, 포항영일대 캠핑 전국가요제 은상, 논산딸기전국가요제 인기상 등 다양한 수상 이력을 갖고 있으며 아침마당 도전 꿈의 무대(KBS), 전국노래자랑-안산시편·연말특집(KBS), 화요일은 밤이 좋아(TV조선), 태군노래자랑2(LG헬로비전) 등 방송 무대도 여러 차례 경험했다.

 

김보민에게 트로트는 단순한 음악이 아닌, 가족의 사랑과 함께 시작된 인생의 일부다. 김보민은 27일 “초등학교 4학년 무렵 할머니가 대구에서 올라와 2년간 함께 지냈는데, 트로트를 즐겨 들으셔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 함께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던 중 할머니가 한번 나가보라고 하셔서 전국노래자랑에 지원했고, 그게 시작이었다”고 웃었다.

 

첫 무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참가한 전국노래자랑-안산시편이었다. 수많은 관객 앞에서 가수 김용임의 훨훨훨을 구성지게 부르며 인기상을 수상했고, 그날을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김보민은 “코로나가 끝나고 전국노래자랑이 다시 시작하던 시기라 관객이 많았다. 약 2만명 정도 왔었다. 첫 무대에서 상을 받으니 굉장히 뿌듯하고 좋았다”고 말했다.

 

트로트 가수 김보민이 인터뷰 후 사진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김용학 기자

어린 나이지만 좋아하는 노래는 확고하다. 즐겨 부르는 애창곡이 무려 3개나 있다. 김보민은 “훨훨훨은 내 목소리와 잘 어울리고, 여러 가요제에서 상을 받게 한 곡이라 좋아한다. 고봉산 선생님의 용두산 엘레지와 양지은 선배가 부른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역시 애창곡인데,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곡이라 저 역시 즐겨부른다”고 말했다.

 

무대에 올라 관객과 호흡할 때면 준비한 만큼 에너지가 되돌아오는 느낌을 받는다. 김보민은 “체육대회나 운동회 행사에 갈 땐 최대한 신나는 노래 3곡을 부르지만 취임식이나 다소 차분한 분위기의 곳에서는 다르다”면서 “첫 번째는 신나는 곡, 두 번째는 잔잔한 음악, 세 번째는 메들리로 마무리를 한다. 보통 노래 두 곡을 부르고 앵콜곡으로 메들리를 하는데, 관객분들이 늘 앵콜을 외쳐주신다. 그때가 가장 뿌듯하다”고 말하며 웃었다.

 

무대가 언제나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목소리 컨디션을 조절하거나 낯선 무대의 긴장감을 이겨내는 일이 여전히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김보민은 “낮에 공연을 하면 목이 잘 안 풀려 노래를 부르다가 불안할 때가 있다. 또 무대에 올라 갑자기 열창을 하면 목이 잘 상한다. 때문에 대기할 때 대화하면서 목을 많이 푸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트로트 가수 김보민이 인터뷰 후 사진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김용학 기자

무대에 대한 책임감이 큰 만큼 일상에서도 최선을 다하려 노력한다. 어떤 노래를 들려줄지 고민하고 무대를 준비하는 모습에서 이미 완성형 트로트 가수로서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김보민은 학생의 본분도 잊지 않고 학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업과 가수 활동을 병행하는 게 쉽진 않지만 친구들의 응원이 늘 큰 힘이 된다. 김보민은 “행사에 갈 때마다 ‘보민아 오늘은 목 상태 괜찮아?’, ‘오늘은 뭐 불러?’ 물어보며 응원해주는 친구도 있고, 간식 챙겨주면서 열심히 하라고 말해주는 친구도 있다. 덕분에 힘내서 노래 부르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무대와 학교를 오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 어린 나이인 만큼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도 크다. 김보민은 “작사, 작곡도 해보고 싶다. 한 번씩 집에서 해보기는 하는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게 어렵더라. 노래를 많이 듣다 보니 아직은 카피하는 느낌이 있다. 창작하는 게 어려운 것 같다”며 “춤을 좋아해서 학원에서 K-팝 춤을 배우고 있는데, 나중에 대중음악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보민의 꿈은 노래로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이다.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지 묻자 “어렸을 때 꿈이 ‘노래 부르는 의사’였다. 노래를 부르면 의사가 된 것처럼 마음에 상처가 있는 분들을 치유해주고 싶었다. 그런 노래를 하고 싶다”며 “또 할머니를 위해 노래를 부르고 싶다. 50년 동안 장사를 하셨고 지금도 하시는데, 노래 듣는 걸 굉장히 좋아하셔서 기쁘게 해드리고 싶다. 대구에서 가요제를 많이 다녔는데 할머니가 장사 중간에 허겁지겁 오시기도 했다. 할머니를 위해 좋은 노래를 많이 부르고 싶다”고 바랐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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