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을 거세게 가르는 한국 수영, 미래가 눈부시게 밝다. 홀로 외롭게 역영했던 ‘마린보이’ 박태환의 시대와는 다르다. 황선우를 중심으로 김영범(이상 강원도청), 문수아(서울체고), 한다경(전북체육회) 등 한국 수영 간판들이 손을 잡고 세계무대로 헤엄친다.
23일 막을 내린 제106회 전국체육대회 수영에서 10개의 한국 신기록이 탄생했다. 중심에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가 있다. 황선우는 4관왕을 차지하며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2021~2023년 3회 연속에 이은 4번째 수상이다.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황선우는 지난 20일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3초92로 1위를 차지했다. 기록을 확인한 뒤 눈물을 왈칵 쏟았다. 그토록 염원하던 아시아신기록을 세웠기 때문.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AG)서 자신이 세운 한국 기록(1분44초40)을 넘어선 것은 물론, 쑨양(중국)이 보유하던 아시아 기록(1분44초39)까지 격파했다. 더불어 한국 신기록을 세운 개인혼영 200m, 계영 800m와 계영 400m까지 우승하며 4관왕에 올랐다.
최근 부진을 털었기에 의미가 크다. 2024년 파리 올림픽 준결승에서 탈락했고, 올해 싱가포르 세계선수권에선 입상(4위)도 실패했다. 절치부심한 황선우는 “파리 올림픽에서 실패한 뒤로 굉장히 힘들었다. 원인을 돌아보며 기록 단축 방법을 고민했다. 그 노력이 지금 빛을 발하는 것 같다”며 “아시아 신기록과 2개의 한국 신기록으로 큰 자신감과 용기를 얻었다”고 미소 지었다.
겁 없는 막내의 도전장도 눈길을 끈다. 2006년생 김영범은 지난 22일 일반부 남자 자유형 100m 예선 3조에서 47초39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한국 기록인 황선우의 47초56을 넘어섰다. 결선에서도 여유롭게 1위를 차지한 그는 “만족하지 않고 46초대 진입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여자 수영의 미래는 문수아와 한다경이 책임진다. 혜성처럼 등장한 2008년생 문수아는 이번 대회 평영 200m 결승에서 2분23초21로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세계 무대를 넘볼만한 페이스다. 2025 싱가포르 세계선수권 공동 3위 케일린 코베트(남아프리카공화국), 알리나 즈무시카(벨라루스·중립선수신분)보다 0.31초 빠르다. AG 전망도 밝다. 2022 항저우AG 금메달리스트 예시원(중국)의 2분33초84도 넘어서는 기록이다.
한다경은 이번 대회서 두 개의 한국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19일 자유형 800m 결승에서 8분36초78로 지난해 자신이 세운 기록(8분37초88)을 넘어섰다. 21일 자유형 400m 결승에서 4분09초69로 터치패드를 찍어 한국 신기록을 경신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