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골프 자존심 짊어진 태극낭자 대표팀, LPGA 유일 국가대항전 출격… 7년 만의 왕좌 복귀 겨냥

김효주가 지난 17일 전남 해남 파인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25 2라운드에서 티샷 전 드라이버를 들고 코스를 살피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 여자골프의 자존심을 걸고, 최강의 태극낭자 군단이 출격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유일한 국가대항전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총상금 200만달러·약 29억원)이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경기도 고양 뉴코리아 컨트리클럽(파72)에서 펼쳐진다.

 

2014년 창설돼 올해로 개최 5회째를 맞은 이 대회는 선수 개인이 아닌 국가의 이름을 걸고 겨루는 색다른 전장이다. 한국·미국·일본·호주·태국·스웨덴·중국 그리고 새롭게 추가된 월드 팀까지 총 8개 팀이 각 4명의 최정예 선수로 트로피를 다툰다.

 

이중 월드 팀은 세계랭킹 톱랭커임에도 자국에서 팀을 꾸리기 힘든 선수들에게 대회 참가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이번에 신설된 장치로, 새로운 관전포인트를 제공할 전망이다.

 

8개 팀은 두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상위 2개 팀이 준결승에 진출해 결승전 및 3·4위전으로 이어지는 토너먼트를 소화한다. 조별리그는 포볼 방식(한 팀이 각자의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성적을 팀 점수로 계산), 토너먼트부터는 포섬 매치(두 선수가 공 하나를 번갈아 치는 방식)와 싱글 매치플레이가 결합돼 승부가 펼쳐진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2번째 우승을 노린다. 2018년 인천에서 첫 제패를 알렸고, 7년 만에 다시 안방으로 돌아온 호재를 맞아, 홈팬들의 성원을 업고 트로피를 향한 힘찬 샷을 펼칠 예정이다.

 

박성현, 김인경, 전인지, 유소연으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이 2018년 10월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2018 UL인터내셔널 크라운 우승을 차지하고 트로피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UL 인터내셔널 크라운 조직위원회 제공

 

라인업은 화려하다. 6월 마지막 주 당시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톱4를 형성한 김효주(현 8위), 유해란(14위), 최혜진(21위), 고진영(22위)이 태극낭자 군단을 대표한다. 직전 2023년 대회 조별리그 탈락을 설욕할 기회다. 한국은 당시 B조 3위로 토너먼트조차 밟지 못했다.

 

에이스는 단연 김효주다. LPGA 투어 통산 7승에 빛나는 그는 올 시즌에도 1개의 트로피(3월 포드 챔피언십)를 포함해 7번의 톱10 피니시를 써내는 꾸준함을 자랑한다. 준우승도 3차례일 정도로 경기력이 뜨겁다. 지난 5월 레이디스 유러피언투어(LET) 아람코 챔피언십에서도 승리의 맛을 봤다.

 

올 시즌 준우승 1회 포함 8번의 톱10에 올랐던 최혜진이 뒤를 받친다. 이달 열린 뷰익 상하이에서 공동 11위, 한국 해남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7위로 최근 기세가 한껏 올라왔다.

 

유해란과 고진영은 이 대회를 내년을 위한 반전 발판으로 삼는다. 유해란은 올해 우승이 한 차례(5월 블랙 데저트 챔피언십) 있지만, 이후로는 이렇다 할 성적 없이 세계랭킹 추락을 맛봤다. 통산 15승, 역대 최장기간 세계랭킹 1위 기록 등을 보유한 고진영도 올해 하락세가 완연했다. 우승 없이 톱10 피니시 4번이 전부다. 명예회복이 절실하다.

 

유해란이 지난 16일 전남 해남 파인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25 1라운드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자들과의 접전을 뚫어야 한다. 2연패를 노리는 태국은 세계랭킹 1위 지노 티띠쿤을 앞세운다. 미국은 넬리 코르다가 부상으로 불참하는 가운데, 에인절 인, 로런 코글린, 릴리아 부, 노예림이 출격한다. 올해 여자골프 신흥 강국으로 급부상한 일본은 야마시타 미유, 다케다 리오, 사이고 마오, 후루에 아야카의 탄탄한 라인업을 꾸렸다.

 

이민지, 그레이스 김이 버티는 호주, 마야 스타르크의 스웨덴, 인뤄닝의 중국도 저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월드 팀에는 리디아 고(뉴질랜드), 찰리 헐(잉글랜드), 브룩 헨더슨(캐나다), 슈웨이링(대만)이 힘을 모은다.

 

한국은 일본, 스웨덴, 월드 팀과 B조에 편성돼 23일부터 사흘간 차례로 세 팀을 상대할 예정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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