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달샤벳 리더에서 솔로 아티스트로 우뚝 선 세리와 중국에서 정상급 인기를 구가하는 규리(배우 최연청)가 손을 맞잡았다. 이름을 한 글자씩 딴 듀엣 리리(RiRi)를 결성해 새로운 음악 여정의 시작을 알린다.
오는 11월 1일 발매하는 리리의 첫 미니앨범 ‘러시(RUSH)’는 오랜 시간 각자의 자리에서 쌓아온 경험과 감성이 만나 탄생했다. 베테랑 가수로서 음악적 깊이를 더한 세리와 배우에서 가수로 또 한 번 도전을 시작한 규리의 색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디지털 싱글이 아닌 실물 미니앨범을 선택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프로젝트 듀엣은 아니다. 세리는 전곡 작사에 참여했고 장르 또한 신스 팝부터 밴드 팝, 컨트리 팝까지 다채롭게 담아내 진정성을 더했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스포츠월드와 인터뷰를 진행한 세리와 규리는 첫 듀엣 활동의 설렘과 음악에 담긴 진심을 숨기지 않았다. 세리는 “15년 차 가수지만 신인의 마음으로 규리와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세리는 2011년 걸그룹 달샤벳으로 데뷔한 뒤 현재는 솔로 가수로 자리 잡았다. 젤라또 브랜드를 론칭하고 패션계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미스코리아 출신의 규리는 최연청이라는 이름으로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서 영향력 2위, 틱톡 인기 순위 1위를 1년 내 3번이나 기록하는 등 현지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틱톡에서 자신의 닉네임 귤양을 따서 만든 귤양 챌린지 유행을 일으키기도 했다. 중국과 대만에서 앨범을 내 성과를 얻었지만 국내에서는 2021년 디지털 싱글을 낸 게 전부다.
각기 다른 영역에서 존재감을 발휘해온 두 사람이 듀엣으로 데뷔하게 된 배경에는 규리의 적극적인 러브콜이 있었다. 규리는 “세리 언니가 ‘스포트라이트(Spotlight)’ 활동을 할 때 무대를 보고 예뻐서 감탄이 나왔다”며 “과거에 제가 연습생 생활을 했었는데 언니를 보니까 함께 하면 그림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세리는 “규리가 1년 전부터 계속 러브콜을 보냈다”고 웃었다. 이어 “최근에는 솔로 앨범을 꾸준히 냈었는데 다시 활동을 시작해볼까 고민하던 찰나에 규리가 좋은 제안을 해줬다. 가수와 배우가 뭉친 프로젝트성 그룹은 없는 것 같아서 기획해 보면 재밌지 않을까 싶었다”고 결성 계기를 전했다.
결심하고 난 뒤에는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준비 과정이 만만치는 않았다. 디지털이 아닌 실물 앨범인 데다가 두 사람 모두 기획·제작에 참여해 수록곡 3곡 다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특히 규리는 지난 5월 아이를 출산했다. 모유 수유가 끝나자마자 50일 만에 몸무게를 72kg에서 46kg까지 감량했다. 세리는 “뺄 수 있나 싶었는데 진짜 빼더라”라고 떠올렸다. 규리는 “출산 후에 살을 급격히 빼서 그런지 기립성 저혈압까지 왔었다”고 말했다.
규리는 중국과 한국을 한 달에 몇번이나 왔다 갔다 했다. 리리 활동을 위해 들어가기로 한 작품을 2개나 뒤로 미루며 배우 활동을 내년으로 잠시 미뤘다. 규리는 “준비하면서는 너무 힘들고 ‘이게 맞나’ 했는데 곡이랑 안무가 나오고 뮤직비디오까지 촬영하니까 만족스럽다”고 미소 지었다.
두 사람 모두 일을 시작하면 무조건 몰입해 직진하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호흡도 안성맞춤이었다. 세리는 “막상 시작해보니 일하는 스타일이나 성격이 너무 똑같았다”며 만족스러웠던 작업 과정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다음은 생각하지 않고 저희의 모든 것을 녹여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규리도 “저도 연습생 생활을 오래 했어서 그런지 언니와 다 잘 맞았다”고 말했다.
세리는 “저는 그룹 활동을 해왔었고 규리는 그룹 활동을 해본 건 아니라서 사실 걱정이 있었다”면서도 “확실히 연습생을 했던 경험이 있다 보니까 정말 잘하더라”라고 규리를 칭찬했다. 또 “녹음 과정에서도 서로에게 피드백을 많이 줬다. 듀엣이다 보니까 주고받거나 덧대는 파트가 명확하게 잘하는 게 나뉘어서 수월하게 녹음이 진행됐다. 또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는데도 규리가 배우이다 보니까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이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그룹과 솔로에 이어서 처음으로 듀엣 활동을 하게 된 소감에 대해선 “사실 도전하는 걸 즐기는 것 같다.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즐긴다. 듀엣도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혼자 했을 때는 제가 모든 걸 다 짊어져야 하니까 더 부담됐다면 지금은 규리가 도와주거나 채워주는 게 많기 때문에 솔로일 때보다 더 웃음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을 두고 세리는 “아무래도 각자의 활동을 해왔으니까 서로의 분위기와 개성을 담으려고 했다. 성숙한 걸크러시 느낌을 내고 싶었다. 또 리리 이름을 제가 지었는데 두 사람의 고혹미와 고급스러움을 표현하고 싶었다. 세 곡을 각각 다른 콘셉트로 표현할 수 있게 앨범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러시(RUSH)’는 중독성 강한 후렴과 세련된 신스 사운드가 돋보이는 신스 팝 트랙이다. 걸크러시한 에너지와 여린 감성이 교차하는 대비의 매력이 인상적이다. 강렬하면서도 감정적인 서사가 어우러져 리리만의 독보적인 무드를 완성한다. 세리는 “트렌디하면서도 퍼포먼스적으로 개개인의 매력을 담을 수 있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해당 곡을 작사한 세리는 인상 깊은 구절로 ‘우리만의 멜로디’로 시작하는 첫 소절을 꼽았다. 그는 “규리와 제가 함께 하는 멜로디로 시작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가사 전체적으로 봤을 때 누군가에게 서서히 마음이 향해가는 설렘과 그 감정 속에서 자신을 발견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누군가에게 서서히 스며들 수 있는 음악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수록곡 ‘예스 예스(Yes Yes)’는 통통 튀는 기타 리프와 청량한 보컬이 어우러진 밴드 팝 장르다. 사랑에 빠진 순간의 설렘을 밝고 경쾌하게 그려냈다. 마찬가지로 작사에 참여한 세리는 “통통 튀고 그냥 저희의 사랑스러움이 가득한 곡이다. 계절을 안 타는 드라이브 송”이라고 소개했다. 3번 트랙 ‘콜 잇 러브(Call It Love)’는 따뜻한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가 조화를 이루는 컨트리 팝 트랙이다. 하루의 끝에 잔잔한 위로를 전하며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곡이다.
이번 앨범은 신화·인피니트·러블리즈·아이들·방예담 등 다수의 K-팝아티스트와 작업해온 프로듀싱팀 ALL ABOUT이 참여해 트렌디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사운드를 구현했다.
아직 앨범 발매 전이지만 일본 팬미팅도 확정했다. 11월 말 도쿄에서 총 4회 팬미팅을 연다. 세리는 “벌써 팬미팅이라니 설렌다. 사실 기회만 되면 이번에 방송 활동 끝나고 한국에서도 팬들을 만나고 싶다. 오프라인에서 만나면 팬들도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규리도 “함께 DSP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던 카라가 콘서트 열었을 때 말고는 일본에 거의 가본 적이 없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번 활동을 통해 얻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묻자 규리는 “팬들이 저를 얼음 공주나 도도녀라고 부른다. 사실 제가 소통을 자주 안 해서 보이는 이미지가 그런 것 같다”며 “이번엔 인간미나 통통 튀는 귀여움, 깜찍함을 보여주고 싶다”고 웃었다. 세리는 “저도 얼음 같다는 이미지가 있다”고 공감하며 “저희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고 싶다. 조금 더 편하고 친한 언니처럼 다가가면 좋겠다”고 바랐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오는 와중에 우정을 쌓아간 두 사람이었지만 이번 작업은 단순한 협업 이상의 의미였다. 세리는 규리를 향해 “아무래도 리더를 계속 해왔던 만큼 이번에도 제가 언니니까 더 발 빠르게 움직이려고 했는데 규리가 더 빠르더라. 정말 놀랐고 괜히 중국에서 쌓아온 내공이 아니구나 싶었다. 일이나 피드백도 굉장히 빨라서 제가 더 힘을 많이 얻었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규리는 “저는 답답하면 못 참는다. 제가 할 일이 아니어도 그 할 일을 제가 다 해버리는 성격인데 언니가 언제 한 번은 ‘너무 그렇게까지 힘들게 안 해도 돼. 괜찮아’라고 해주더라. 그 말 한 마디에 자신을 조금 놓으니까 마음이 편해졌다. 언니가 저보다 인내심이 좋다. 아티스트라면 체력 관리를 1순위로 해야 되는데 저는 너무 몸을 힘들게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세리 또한 “저희가 콘셉트부터 다 참여하다 보니까 할 일이 너무 많았는데 규리는 중국 스케줄까지 병행하느라 정말 많이 힘들었을 거다. 그런데도 스케줄 하나도 안 밀리고 잘하더라”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세리는 팬들에게 “방송 활동까지 준비하는 건 오랜만이다. 팬들을 만날 생각에 굉장히 설레고 기쁘다. 솔로 가수 세리의 모습은 보여드렸지만 듀엣으로는 처음 보여드리는 거니까 신인의 마음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규리는 “결혼하고 아이까지 낳으니까 팬들이 제가 육아에만 집중하고 활동을 안 할까 봐 걱정을 많이 하더라. 공백기가 반년도 안 된다. 그리고 해외에서 노래하고 춤을 췄던 모습을 드디어 한국에서 보여드리게 됐으니 많이 사랑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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