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마운드, 믿을 구석은 역시 방망이다.
삼성은 지난 시즌 마지막까지 야구를 한 팀이었다. 2년 연속 왕좌에 도전 중이다. 단, 올해는 조금 더 험난한 여정이 예고됐다.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친 까닭이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부터 준플레이오프(준PO)를 거쳐 플레이오프(PO)에 돌입했다. 신바람을 내고 있는 가운데, 저 멀리서 조금씩 보이지 않는 ‘적’이 다가오고 있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피로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 땐 살짝 가려져 있다가 어려운 경기를 마주하면 한꺼번에 밀려온다.
흔히 포스트시즌(PS) 한 경기 집중력은 평소의 몇 배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다. 작은 틈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수·주 모두서 보다 촘촘한 경기력을 필요로 한다. 그런 측면에서 삼성은 피로도가 클 수밖에 없다. 18일까지 가을야구만 7경기 치렀다. 비로 인해 중간 중간 추가 휴식일이 더해지긴 했으나 피로를 완전히 해소하긴 어려운 시간이다. 한화와의 PO 1차전이 대표적이었다. 난타전 끝에 8-9로 패했다. 이번 가을, 삼성의 한 경기 최다 실점이었다.
선발투수로 나선 헤르손 가라비토가 조기 강판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3⅓이닝 7피안타 5실점(5자책)으로 흔들렸다. 2회 초 타선이 먼저 3득점을 안겨줬음에도 지키지 못했다. 등판 자체는 지난 11일 SSG와의 준PO 2차전(6이닝 3실점) 이후 일주일 만이었지만, 중간중간 불펜으로 대기했다. 직구 평균 구속도 149㎞로, 정규리그(151.1㎞) 때보다는 소폭 줄었다.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던 배찬승, 이호성이 적시타를 내준 부분도 삼성으로선 아쉬운 대목이다.
희망은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으며 값진 경험을 쌓았다. 큰 경기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몸소 느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자신들의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는 배경이다. 꾸준히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부분도 고무적이다. 홈런 2방(김태훈, 이재현)을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때려냈다. 최강 에이스 코디 폰세를 공략, 자신감을 높이기도 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준PO 때부터 타격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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