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1] 독수리 발톱이 더 날카로웠다… ‘2553일’ 만의 PS 승리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천신만고 끝에 첫 날갯짓을 펼친다. 프로야구 한화가 2025시즌 가을야구 승전고를 신고했다. 포스트시즌(PS)에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 건 무려 2553일 만이다.

 

한화는 1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삼성과의 1차전에서 9-8로 이겼다. 정규리그를 2위(83승4무57패)로 마친 뒤 나선 가을여정 첫 경기부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홈 팬들 앞에서 화끈한 방망이 대결을 펼쳤다. 이 와중 총합 15개의 안타를 합작한 한화의 타선이 더 뜨거운 기세를 자랑했고, 역전승을 쟁취했다. 이날 전까지 독수리 군단의 가장 최근 PS 승리는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난 2018년 10월22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키움의 전신)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3차전 4-3 승리 후 처음이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큰 기대를 모았던 에이스 코디 폰세가 뜻밖의 부진과 함께 휘청였다. 초반 부침에도 꺾이지 않고 마운드 위에서 버틴 게 천만다행이었다. 폰세는 이날 선발로 나와 6이닝 동안 105구를 던졌고,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6실점(5자책점) 성적에 머물렀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폰세의 아쉬움을 동료들이 앞다퉈 만회했다. 리드오프 손아섭을 필두로 맹타를 휘두르며 삼성을 전방위로 압박했다. 0-3으로 뒤진 2회 말 5점 지원을 안긴 게 대표적이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쉴 틈 없는 난타전에서 우위를 차지한 것. 삼성을 향해 흐름이 넘어갈 여유를 주지 않은 배경이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재재역전까지 일궈냈다. 1점 차 열세(5-6)로 마주한 6회 말 기어코 승부의 추를 다시 가져온 한화다. 선두타자 심우준이 2루타로 포문을 열더니 베테랑들이 알토란 같은 활약을 더했다. 손아섭이 벼락같은 스윙으로 상대 왼손 불펜 배찬승을 공략, 동점타(6-6)를 쳤다. 이날 4타수 2안타 1득점 2타점을 작성하며 승리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역전의 순간을 장식한 건 채은성이다. 바뀐 투수 이호성 상대로 무사 2, 3루 기회서 문현빈과 노시환이 차례로 삼진 아웃당했다. 여기서 후속타자 채은성이 4구째 커브를 때려 우익수 앞 역전 적시타(8-6)를 그려냈다. 그는 8회 말 2사 1, 3루에서 안타를 쳐 달아나는 9번째 점수까지 아로새겼다.

 

승기를 굳히기 위해 불펜에선 선발 자원인 문동주가 출격했다. 하루 전 우천취소로 전체 일정이 밀렸고, PO 시리즈 순번상 대구 원정서 열리는 4차전 등판이 유력한 만큼 넓은 활용 폭이 예상됐던 상황이다. 이 와중 팀의 허리를 확실히 지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폰세로부터 바톤을 이어받은 문동주는 7회부터 시속 16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리며 삼성 타선을 윽박질렀다. 2이닝을 책임져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한화는 9회 초 마무리 김서현을 투입했다. 첫 타자 이재현에게 솔로포 일격을 맞은 뒤 곧장 김태훈까지 피안타로 출루시키는 등 흔들렸다. 이후 이성규에게도 추격 적시타를 허용, 1점 차까지 쫓겼다. 한화 벤치에서도 교체를 결단, 왼손 불펜 김범수를 꺼내 남은 아웃카운트 두 개를 추가 실점 없이 매조졌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대전=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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