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을 향해!’
사자후가 울려 퍼진다. 프로야구 삼성의 기세가 매섭다. 정규리그 4위 자격으로 포스트시즌(PS)에 진출, 거침없는 발걸음을 내딛는 중이다. 5위 NC와의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 이어 3위 SS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까지 통과했다. 17년 만에 맛본 업셋이다. 다음 상대는 2위 한화다.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서 플레이오프(PO) 포문을 연다. 두 팀이 가을 야구서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2007년 준PO(당시 3전2선승제·한화 승리) 이후 18년 만이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삼성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갖춘 팀이다. 올 시즌 (정규리그) 팀 홈런 161개를 쏘아 올리며 2년 연속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50홈런-158타점의 르윈 디아즈를 비롯해 두 자릿수 아치를 그린 이만 6명이다. 한화는 철벽 마운드를 앞세운다. 팀 평균자책점 3.55로, 가장 뛰어나다. 선발(평균자책점 3.51·1위)과 불펜(3.63·2위)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부분도 눈에 띈다. 정규리그를 마친 뒤 2주 가까이 휴식을 취한 만큼 체력적으로도 우세하다.
그 어느 때보다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1차전 승리 팀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확률이 말한다. 역대 5전3선승제로 치러진 PO를 기준으로, 첫 경기 승리 팀이 한국시리즈(KS·5전3선승제)에 진출한 경우는 76.5%(34번 중 26회)나 된다. 양 팀 모두 현 시점 내세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카드를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한화는 코디 폰세를, 삼성은 헤르손 가라비토를 예고했다. 두 외국인 선수의 어깨가 무겁다. 어떤 피칭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팀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폰세의 등판은 예상됐던 부분이다. 올 시즌 리그를 지배했다.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다. 29경기서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를 마크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0.944)에 252탈삼진까지 더해 투수 부문 4관왕에 올랐다. 삼성전엔 한 경기(7월30일) 나서 6이닝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챙겼다. 평균 153.6㎞에 달하는 포심을 비롯해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레퍼토리가 다양하다. 10일 연천미라클과의 연습경기에선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54㎞가 찍혔다.
시선을 모으는 대목은 삼성의 선택이다. 준PO서 선보인 선발 로테이션대로라면, 최원태 차례다. 준PO 1차전서 6이닝 무실점을 마크했다. 가라비토는 지난 11일 준PO 2차전 선발로 나섰다. 이틀 덜 쉬었음에도 가라비토를 먼저 출격키로 했다. 일종의 승부수다. 기본적으로 가라비토가 좀 더 묵직한 구위를 가지고 있는 데다, 상대전적도 좋다. 올 시즌 한화전 2경기에 나서 1승 평균자책점 0을 작성했다. 시리즈가 길어지면 후반부 불펜 투입 가능성까지 염두에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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