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5연패’ 수렁… 한국가스공사, 아뿔싸 ‘첩첩산중’ 일정 기다린다

사진=KBL 제공

 

불과 반년 전만 해도 ‘돌풍’의 주역이었다. 바람 빠지듯 힘이 빠졌다. 프로농구 한국가스공사가 2025∼2026시즌 개막 5연패에 빠지며 시즌 초반 크게 흔들리고 있다.

 

16일 현재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단 1승도 못 챙긴 팀, 한국가스공사다. 나머지 9개 팀은 최소 2승씩 거뒀다. 설상가상 향후 일정표를 보면 ‘헉’ 소리부터 나온다. 오는 18일 수원 원정길에 올라 KT를 만난 뒤 LG와 KCC, SK, DB 등 강팀들과의 맞대결을 차례로 치른다.

 

가장 절실한 건 경기력 반등이다. 공수 불균형이 크다. 한국가스공사는 5경기를 치러 팀 평균 득점 73.8점으로 이 부문 8위다. 득·실점 마진이 -12.0점으로 이 부문 최하위다. 득·실점 마진 1위인 정관장(+7.3점)과 약 20점이나 차이난다. 어렵게 득점하고, 쉽게 실점한다는 농구계 속설이 한국가스공사를 덮치고 있는 셈이다.

 

골밑에 구멍이 나 있다. 팀 평균 리바운드는 30.6개로 리그 9위다. 수비 리바운드는 18.8개로 최하위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시즌에도 팀 평균 리바운드 34.8개로 8위에 머물렀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비시즌 ‘리바운드 왕’ 라건아를 영입했다. 이와 함께 단기 외국인 선수로 지난 시즌 봄농구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빅맨 망콕 마티앙을 잔류시켰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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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KBL 무대에서만 네 차례 리바운드 1위에 올랐던 라건아는 올 시즌 평균 리바운드 6.6개를 기록 중이다. 통산 평균 리바운드 10.7개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발목 통증 여파로 출전 시간이 제한되고 있는 마티앙 역시 수비 리바운드 싸움을 피하는 장면이 나왔을 정도로 부진하다.

 

해결사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열린 개막 미디어데이서 “모든 선수가 키 플레이어다. 누구 한 명이 주목받기보단 ‘원 팀’으로 더 단단해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냉정하게 보면 아직까진 키 플레이도, 원팀도 없는 게 현실이다.

 

라건아와 샘조세프 벨란겔이 각각 평균 18, 17점으로 분전하고 있지만, 득점 공식이 단조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연의 강점이었던 외곽 승부도 힘을 잃었다. 한국가스공사의 지난 시즌 3점슛 성공률은 32.3%로 리그 3위였지만, 올 시즌 8위(29.3%)에 내려앉았다.

 

김도수 tvN 스포츠 해설위원은 “어려울 때 팀을 잡아줄 확실한 1옵션이 없는 게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가스공사의 선수 구성은 포스트 공격 일변도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마티앙의 부상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겪는 중”이라며 “결국 라건아의 존재감이 지금보다 더 커져야 한다. 답답한 공격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제아무리 수비가 강하다고 해도 지금의 악순환을 끊어내기 어려울 듯싶다”고 덧붙였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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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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