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이혼 후 찾아온 우울증, ‘이 곳’ 통증 4배 높아진다

1989년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오른 영화 ‘장미의 전쟁’을 리메이크한 ‘더 로즈: 완벽한 이혼’이 최근 개봉했다. 이번 영화는 주연을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올리비아 콜먼의 뛰어난 연기 호흡이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까지 3300만 달러(약 462억원)의 글로벌 흥행 수익을 기록 중이다.

 

영화는 누구나 부러워할 만큼 완벽해 보이는 부부 테오(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아이비(올리비아 콜먼)를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하루 아침에 잘나가던 건축가 테오는 자신의 커리어에 문제가 생겨 실패를 맛본다.

 

반면 셰프로 활동하던 아이비는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두며 스타로 떠오른다. 이후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테오와 성공을 이어가는 아이비 사이에 갈등과 경쟁심이 불거지면서 부부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이혼 위기를 맞는다.

 

이번 작품은 균열이 깊어지는 부부의 모습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동시에 결혼 제도 안에서 사랑, 직장, 양육 문제 등 다양한 현실적 요소들이 어떻게 부부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보여준다. 다만 영화에서 이혼으로 치닫는 과정이 일부 유머적 요소가 가미돼 다뤄지기는 했지만 실제 현실 속 부부갈등으로 인한 이혼은 정서적·신체적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결혼과 가족 저널(Journal of Marriage and Family)’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혼 경험자는 우울증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50세 이후에 이혼할 경우 증상이 더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에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공허감과 외로움이 장기화되면서 우울감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더욱이 우울감은 불안 증세는 물론 근골격계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 오픈(BMJ Open)’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논문을 보면 우울감이 나타날 때 무릎 통증 유병률이 약 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중증 우울증의 경우 4.55배까지 무릎 통증 유병률이 커졌다. 우울감 스트레스로 인한 다양한 신체 내과적 문제들이 관절액 분비와 관절 주변부 혈액순환을 방해, 영양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우울감이 엄습한 데 이어 무릎 통증까지 발현된다면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받는 것을 권한다. 무릎 통증이 커지면 활동량은 줄고 무릎 주변 인대와 근육이 약화돼 우울감이 더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어서다. 

다행히 무릎 통증은 비수술 치료로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 침·약침 등의 한의통합치료로 관련 증상을 호전시킨다. 침 치료는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고 대사작용을 원활히 해 체내 노폐물 배출과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준다. 여기에 약침 치료까지 더하면 관절 손상으로 인한 염증과 통증을 빠르게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다.

 

무릎 관절염에 대한 침 치료 효과는 자생한방병원이 SCI(E)급 국제학술지 ‘최신의학연구(Frontiers in Medicine)’에 게재한 연구 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연구결과 침 치료를 받은 국내 무릎 관절염 환자들의 경우, 침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보다 무릎 수술률이 약 3.5배 낮았다.

 

또한, 침 치료가 포함된 한의통합치료 후 모든 평가 지표에서도 긍정적 변화가 관찰됐다. 환자들의 평균 통증숫자평가척도(NRS; 0~10)는 치료 전 중등도 통증 수준인 6.1에서 경미한 통증인 3.6으로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골관절염지수(WOMAC; 0~100)도 치료 전 53.67에서 치료 후 38.97로 개선됐다.

 

전문적인 치료 외에 일상 리듬을 회복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로 신체 리듬을 안정시키고, 매일 30분가량 햇볕을 쬐며 가볍게 걷는 것만으로도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다. 여기에 부담되지 않는 하체 근력 강화 운동 등을 병행하면 무릎 통증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작은 습관부터 실천해 나가며 신체와 정신 건강을 천천히 회복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