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최고 베테랑이 꿈꾸는 KS 절친 맞대결… SSG 노경은 “(김)진성아 기다려, 무조건 간다”

SSG 노경은이 피칭을 마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프로야구의 가을, 1984년생 노장에게도 설렘과 열정을 주는 계절이다.

 

삼성과 SSG의 KBO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1차전이 벌어진 지난 9일의 인천SSG랜더스필드. 그 전장에 한 베테랑의 품격이 수놓아졌다. 정확히 41세7개월10일의 나이로 PS 마운드를 밟으면서 역대 준PO 최고령 등판 2위 기록을 세운 노경은(SSG)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부문 1위 송진우(전 한화)의 41세7개월26일 기록과는 약 2주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역사가 기억할 노장이라는 의미다.

 

예우의 의미를 담은 단순한 등판도 아니었다. 추격을 위한 철벽방어를 위해 1이닝을 피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았다. 2차전에서는 1점 차 리드를 지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 속에서, 2⅓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쳐 보였다. 여느 젊은 투수 못지않은 엄청난 존재감이었다.

 

두터운 관록 속에서 벌써 6번째 가을을 보내는 노경은은 “솔직히 올해 PS가 크게 뭔가 다른 느낌이 있거나 한 건 아니다. 그래도 가을야구는 항상 흥분된다. 누가 더 평정심을 잘 지키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지우지된다는 생각은 옛날과 변함이 없다”고 활짝 웃는다.

 

KS 우승 도전은 당장 올해만의 목표가 아니다. 올 시즌을 앞두고 SSG와 2+1년 25억원짜리 자유계약(FA)에 도장을 찍은 그는 아직 공을 내려두기 아쉬운 실력임을 성적표로 증명한다. 올해 77경기에 나서 2.14(80이닝 19자책점)로 35개의 홀드를 챙겨 홀드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23시즌부터 3시즌 연속 30홀드 이상을 기록해 KBO리그 사상 최초 3년 연속 30홀드 고지를 넘는 기염도 토했다.

 

SSG 노경은. 사진=SSG랜더스 제공

 

어느덧 프로 23년차, 두산 소속이던 2015시즌과 SSG로 건너온 2022시즌까지 2번의 한국시리즈(KS) 우승을 경험한 그는 3번째 우승 반지를 손에 끼겠다는 일념뿐이다.

 

흥미로운 ‘절친 맞대결’도 그가 기다리는 포인트다. 성남중 1년 후배 김진성과 가을에서 만날 날을 꿈꾼다. 김진성은 노경은과 마찬가지로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LG 불펜 최고의 ‘믿을맨’으로 활약 중이다. KBO리그 대표 노장 불펜 2인의 가을 맞대결은 그 자체만으로 낭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준PO 중에는 진성이한테 따로 연락이 오진 않았다. 선수들끼리는 (PS) 시리즈 하고 있으면 예민하다고 서로 생각하는 게 있어서 쉽게 연락 못할 거다. 끝나면 연락 한 번 오지 않겠나”며 웃은 노경은은 “KS에서 진성이와 불펜 맞대결을 할 수 있으면 정말 멋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진성아, 어차피 (홀드왕 대결) 게임은 끝났다. 이제 홀드 생각하지 말고 편하게 야구해라”는 메시지와 함께 함박웃음도 띄워보낸 그는 “어쨌든 맞대결을 하려면 KS까지는 무조건 가야 한다. 꼭 그 그림이 나올 수 있도록 중간에서 잘해보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대구=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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