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인터뷰] ‘은중과 상연’ 박지현 “캐릭터 위해 3주간 금식해”

배우 박지현이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작품을 더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은 서로를 좋아하고 동경했지만, 질투하고 미워하며 일생에 걸쳐 얽히고설킨 은중(김고은)과 상연(박지현)의 이야기를 담았다. 10대부터 40대까지 두 인물의 감정을 내밀하게 다룬 것은 물론 존엄사, 조력사망까지 깊이 있게 다뤘다. 지난달 12일 공개 당시 비영어 드라마 시리즈 47위에서 시작해 입소문에 힘입어 5위에 오르는 등 역주행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박지현은 12일 “대본을 받았을 때 서정적이고 잔잔한 인간의 감정을 다루는 것에 대한 감동이 있었다. 상연은 유년기부터 죽음까지 대본에 나와 있더라. 감정의 폭이 큰 인물에 대한 갈증까지 한 번에 해소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라며 “잘 해내고 싶었다. 다행스럽게도 작품을 보신 분들이 좋은 작품이라는 평을 해주셔서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극 중 박지현은 어린 시절 부족할 것 없이 자랐지만 자신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들을 가진 밝고 따뜻한 은중을 부러워하는 인물 천상연으로 분해 캐릭터의 서사를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박지현은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던 20대, 불편한 재회 후 내면에 자리 잡고 있던 결핍이 최고조에 달하며 스스로 우정을 끊어버린 30대, 담담하게 죽음을 앞두고 은중과 마지막 기억을 만들던 40대까지 캐릭터의 시간을 켜켜이 쌓아냈다.

 

박지현은 “상연이를 효과적으로 이해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대본에 없는 감정과 상황까지 상상했다. 솔직하지 못한 성격 속에 눌러둔 감정들이 겉으로도 드러나길 바랐다”라고 돌아봤다.

 

상연은 존엄사를 위해 은중이 자신과 함께 스위스에 가주기를 청한다. 박지현은 “아픈 모습을 위해 극단적이지만 3주 정도 아메리카노와 물만 마시고 음식을 안 먹었다. 아프신 분들은 식사를 하실 수 없겠단 생각에 그렇게 했다. 얼굴이 누렇게 뜨면서 붓더라”라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그러면서 “촬영 당일 집과 숙소에서 대본을 보고 2∼3시간 펑펑 울고 갔다. 죽음 앞에 초연하고 담담한 캐릭터라 미리 눈물을 빼고 가야겠단 마음이었다”면서 “막상 현장에 가니 또 눈물이 터져 NG를 많이 냈다. 김고은 언니는 그런 제 앞에 항상 바위처럼 묵묵하게 연기를 해줬다”고 파트너에 대한 감사함을 덧붙였다.

 

이 작품은 박지현의 인식을 변화시킨 작품이다. 그는 “조력사망은 사회적·윤리적·법적으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주제다. 그래서 정말 많이 공부했고, 상처받는 분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접근했다”며 “죽음에 대한 생각도 깊이 있게 하게 됐다. 무조건 나쁘거나 두려운 건 아니더라. 오히려 ‘잘 죽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게 됐다. 결국 잘 사는 게 잘 죽는 방법이니까”라고 말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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