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2] 김성욱의 미친 끝내기 홈런… SSG, 삼성 4-3으로 잡고 시리즈 원점… 승부는 달구벌로

SSG 김성욱이 11일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방에서 외친 반격의 서막, 이제는 대구 상륙을 노린다.

 

프로야구 SSG는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2차전에서 4-3 승리를 거뒀다.

 

지난 9일 열린 1차전에서 2-5로 일격 맞으면서 안방에서의 충격적인 2연패 위기에 휩싸였던 SSG는 이날 승리와 함께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1승1패로 팽팽해진 두 팀의 승부는 삼성의 안방 대구로 건너가 속행된다.

 

헤르손 가라비토(삼성)와 김건우(SSG)로 포문이 열린 경기, 시작은 SSG의 분위기였다. 깜짝 선발로 낙점된 2002년생의 좌완 신성 김건우가 맹렬한 피칭으로 홈팀 기세를 끌어 올렸다. 3회초 강민호를 3루 땅볼로 돌려세우기까지 무려 6타자 연속 탈삼진 행진을 이어가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역대 프로야구 PS에 나선 선발투수의 경기 개시 후 연속 탈삼진 신기록이다. 종전 키버스 샘슨(전 한화)이 2018년 10월 20일 대전에서 열린 넥센(현 키움)과의 준PO 2차전에서 세운 5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을 하나 넘어섰다.

 

SSG 김건우. 사진=뉴시스
SSG 고명준. 사진=뉴시스

 

이와 동시에 김건우의 동갑내기이자 SSG 타선의 미래, 고명준이 폭발했다. 0-0이던 2회말 주자 없는 상황에서 삼성 선발 헤르손 가라비토를 상대로 중앙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25m의 선제 솔로포를 작렬시킨 것. 지난 준PO 1차전을 잇는 2경기 연속 홈런포로 가라앉아 있던 SSG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 기세가 3회말 2사 2루에서 터진 최정의 적시타까지 흘러가면서 SSG가 2-0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삼성의 반격이 시작됐다. 순항하던 김건우를 4회초에 흔들었다. 이닝 첫 타자 이재현이 팀 첫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구자욱의 2루타가 더해지며 1사 2·3루 밥상을 차렸다. 이어 4번 타자 르윈 디아즈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로 단숨에 균형을 맞추면서 김건우를 강판시키는 데 성공했다.

 

원점으로 돌아간 경기, 다시 SSG가 한 수를 앞섰다. 5회말 선두타자 정준재가 투수 앞에 떨어지는 절묘한 번트와 빠른 발로 내야안타를 일궜다. 조형우의 희생번트와 박성한의 땅볼로 이어진 2사 3루 찬스, 여기서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가라비토의 시속 153㎞ 패스트볼을 배트가 부러지면서까지 맞춰내며 기어코 역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팀에 리드를 선물했다.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적시타를 터뜨리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SSG랜더스 제공

 

이 점수가 결승점이 될 뻔했다. SSG가 자랑하는 필승조가 연신 사자군단의 공격을 잠재웠기 때문. 김건우를 이은 이로운이 1⅓이닝 무실점을 펼친 데 이어, 노경은이 30구로 2⅓ 무실점을 찍는 관록투를 빚어 보였다. 김민도 단 9구로 8회초를 지웠다. 하지만 9회초 등판한 클로저 조병현이 충격의 블론세이브로 고개를 떨군 것. 강민호에게 통한의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자칫 넘어갈 듯했던 분위기, 그때 구원자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바로 SSG 김성욱. 침울한 분위기에서 이어진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박진만 삼성 감독이 던진 아리엘 후라도의 구원등판을 보란 듯이 지워버렸다. 1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2구째 149㎞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쏜살같이 넘어가는 라인드라이브 끝내기 홈런을 기록한 것. 준PO 역대 4번째이자 PS 통산 12번째로 터진 짜릿한 굿바이 홈런이었다. 이 한방으로 SSG는 달콤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삼성은 가라비토가 6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쳤고, 이어 등판한 이승민-김재윤-배찬승 불펜진이 무실점 계투를 보여줬으나 막판에 던진 후라도 승부수가 무위로 돌아가며 패배를 막지 못했다. SSG 불펜에 가로막힌 타선의 빈공도 아쉬웠다.

 

인천에서 1승1패로 우열을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이제 하루의 이동일을 거친 후, 오는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준PO 3차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인천=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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