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는 더 이상 중장년만의 질환이 아니다. 오래 앉아 일하고, 스마트폰·PC 사용이 늘면서 20~30대에서도 환자가 빠르게 증가한다. 젊어서 디스크가 오겠냐며 염좌로 넘기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흔하다.
반대로 척추관협착증은 대개 퇴행성 변화가 원인이라 50~60대 이후에 많다. 비슷한 듯하지만 기전과 치료 전략이 다른 두 질환을 구분하는 게 출발점이다.
디스크는 추간판의 섬유륜이 약해지거나 찢어져 수핵이 밀려나오며 신경을 자극해 허리 통증, 엉치·다리 저림, 기침·재채기 시 통증 악화를 만든다. 오래 앉기, 구부정한 자세, 비틀어 물건 들기, 준비운동 없는 격한 운동, 흡연·비만, 약한 코어 근육이 위험 요인이다.
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는 질환으로 허리를 굽히면 편하고 펴면 아픈 경향, 보행 거리 감소가 특징이다. 진단은 병력과 이학적 검사에 더해 MRI가 핵심이다. X-ray로 정렬·불안정성을 확인하고, MRI로 디스크·신경·연부조직을 정밀하게 본다.

서울바른세상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배장호 원장에 따르면 치료는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그는 “초기엔 약물치료와 물리·재활, 도수치료로 통증과 염증을 낮추고 생활 습관을 교정한다. 호전이 더디거나 통증이 재발하면 주사 시술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신경차단술은 C-arm 유도 하에 염증이 생긴 신경 주변으로 약물을 주입해 부종과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식이고, 신경성형술은 꼬리뼈 경로로 1~2mm 특수 카테터를 병변에 직접 접근시켜 유착을 박리한 뒤 약물을 투여한다. 둘 다 국소마취로 짧게 진행되고 고령·내과 질환자에게도 옵션이 될 수 있으나, 선택은 병변 위치·유착 정도·이전 반응을 보고 정한다.
수술은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필요하다는 게 배장호 원장의 설명이다.
진행하는 근력 저하, 하반신 마비나 대소변 장애, 시술·보존적 치료 실패로 일상이 무너질 정도의 난치 통증이 대표 적응증이다. 미세현미경 디스크제거술은 1cm 내외 절개로 병변 조각만 정밀하게 제거해 신경을 감압한다.
양방향 척추내시경 수술은 5mm 내외 두 포털로 내시경과 기구를 나눠 사용해 근육 손상을 줄이고 회복을 빠르게 한다.
주사·수술 뒤 1~2주간은 허리 신전·회전, 과격 운동, 음주를 피하고 샤워는 48시간 이후부터, 목욕·사우나는 상처 회복 뒤로 미룬다. 재발을 막는 건 습관이다. 30~40분 이상 앉지 말고 1~2분 일어나 스트레칭, 화면은 눈높이·양발은 바닥·허리는 가볍게 곧게, 물건은 다리 힘으로 든다. 걷기와 코어·둔근 강화, 체중 관리, 금연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배장호 원장은 “허리디스크는 MRI로 병소를 정확히 확인하고 약물·재활부터 신경차단술·신경성형술, 필요한 경우 최소침습 수술까지 ‘단계 치료’를 지키면 대부분 수술 없이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단, 다리 힘이 급격히 빠지거나 대소변 장애처럼 응급 신호가 나타나면 지체 없이 수술을 고려해야 예후를 지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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