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93만3531마리.
지난 5년간 국내 대학병원, 제약회사, 화학회사 등에서 실험용으로 쓰이다 희생된 실험동물의 숫지다. 이중에는 대표적 반려동물인 개도 2만8030마리가 포함됐다.
4일 세계 동물의 날이자, 국내 법정기념일로서 첫 동물보호의 날을 맞이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내 실험동물 사용 현황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1500만 마리에 육박하는 동물이 희생됐다.
실험동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동물은 생쥐(mouse)로, 전체의 89.21%에 해당하는 1332만1614마리였다. 흰쥐(rat) 110만87마리(7.37%), 기니피그 26만4386마리(1.77%), 토끼 11만354마리(0.74%), 개 2만8030마리(0.19%) 순이었다.
실험동물의 사용 목적별로 보면 ‘의약품 등’에 사용된 동물이 1272만8438마리(85.23%)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의료기기’에 사용된 동물이 174만7554마리(11.7%)였다.
최근 반려동물 양육인구 증가 및 반려문화의 발전 속에 동물복지의 영역이 반려동물을 넘어 실험동물, 농장동물, 사육동물 등까지 확대되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달 26~27일 정부가 주최한 동물보호의 날 축제에서도 실험동물학회, 동물실험대체법학회, 실험동물수의사회 등 단체가 참여해 실험동물의 현실에 대해 알린 바 있다.
남인순 의원은 “동물실험은 실험동물에 고통을 준다는 윤리적 문제뿐만 아니라 사람과 실험동물의 생물학적 차이에 따른 실효성 문제가 있다”며 “국내 규제시험에 사용되는 실험동물의 약 87%가 식약처 소관 물품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2027년 서울에서 동물대체시험 국제회의가 개최되는 만큼 국가 차원의 로드맵과 지원 체계 수립이 절실하다”며 “식품·의약품 분야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해 동물대체시험법의 연구 개발과 기술 상용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실험용 비글 견종을 구조해서 보호하며 입양을 지원하는 단체인 비글구조네트워크에 따르면 국내 실험비글은 중국서 사왔거나 국내 실험실에서 태어나 평생을 실험용으로 쓰이다 대부분 안락사 된다. 매년 1만5000마리 이상이 안락사 되며, 구조 되는 경우는 전체의 0.01%도 되지 않는다. 단체는 오는 11일 서울 명동에서 실험비글 입양제를 개최한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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