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의 셰프’로 전성기 연 이채민 “라방 때 키스신 부끄러웠던 이유는…” [SW인터뷰]

사진=바로엔터테인먼트

 

그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신예 이채민은 데뷔 4년 만에 연기 인생의 극적인 반전을 맞이했다. 드라마 ‘폭군의 셰프’(tvN)를 기점으로 단숨에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조선 시대의 폭군, 연희군 이헌 역을 맡은 이채민은 살벌한 폭군의 카리스마와 코믹한 인간미, 깊이 있는 내면 연기를 모두 소화하며 시청자와 업계의 뜨거운 주목을 끌어냈다. 이채민의 열연은 주연 교체라는 돌발 상황을 통해 탄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기존까지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는 않았던 이채민은 중간 투입으로 인한 짧은 준비 기간에도 캐릭터의 매력을 온전히 흡수해 ‘신의 한 수’ 캐스팅이라는 평가까지 끌어냈다. 

 

작품의 성공과 함께 차세대 남자 주연 배우군을 이끌 대세로 부상한 이채민은 드라마 종영 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물음에 “여러 가지 면으로 조금씩 실감을 하고 있다”며 “함께 작업을 해보자고 긍정적으로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늘어났고 길에서 알아봐 주시는 분들도 감사하게도 많다. 지인이나 가족의 지인도 잘 봤다고 해주시는 분도 많아서 여러모로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족 지인에게 사인 요청이 많지는 않냐는 물음에는 “여동생도 가족이 딱히 제가 이 직업을 한다는 걸 알리지 않는다. 주변에 그래서 생각보다 저라는 걸 모르시는 분이 더 많다. 지인들 중에 어쩔 수 없이 알게 된 분들도 있지만 가족이 다 알리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생각보다 없다”고 말했다.


주연 배우의 갑작스러운 교체로 촬영을 불과 열흘 남짓 앞두고 투입됐다. 카메오로 특별출연한 ‘환혼: 빛과 그림자’(tvN)를 제외하면 사극은 처음이었다. 특히 발성이나 카리스마가 중요한 조선시대 왕 역할은 부족한 연기력으로 시도했다면 오히려 역풍이 불었을 테지만 이채민은 모두가 놀랄 정도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이채민은 “부담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 부담이 있었기 때문에 하루하루 더 열심히 준비를 했다. 부담이 있었기 때문에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려고 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힘든 일들에 부딪히는 게 현실인데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인드 세팅을 하려 했다”고 부연했다. 

 

이채민은 “어느 작품이든 열심히 노력했지만 이번 작품은 준비할 기간이 짧다 보니까 더 부담감이나 압박감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하루를 더 불사질렀다”며 “준비 기간 동안 매일 승마도 다니고 서예를 배웠다. 대본을 보면서도 참고할 만한 영상을 보면서 따라 해보고 다양한 노력을 많이 했다”고 투혼을 발휘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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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마찬가지로 현장에서도 한 신마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이었다. 그 당시에는 에너지 분배는 모르겠고 매 장면 사활을 다해서 찍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화면에 그런 모습이 잘 담겨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승마나 서예, 활 쏘기와 검술 등을 다양하게 연습해야 했던 이채민은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부분에 대해 “심리적인 게 가장 컸다”고 답했다. 이채민은 “준비도 많이 안 돼 있는데 이헌으로서 멋지고 전문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불안했다. 이헌은 사냥도 많이 나가고 활도 잘 쐈고 서예도 당연히 할 줄 알고 모든 면에서 능통한 인물이었다. 이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준비한 걸로 잘 표현이 될지 심리적 압박감과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이어 “현장에서 도움을 주셨던 분들이 정말 많았다. 그분들을 믿고 그 믿음 하나로 자신 있게 촬영을 하려고 했다. 객관적으로 실력이 뛰어나지도 못한데 압박감 때문에 오히려 주눅 들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종회에서 이헌은 현대로 돌아간 연지영(임윤아)과 이별하지만 본인 또한 현대의 서울로 타임슬립해 극적으로 재회한다. 이헌은 연지영에게 직접 비빔밥을 만들어 주며 앞으로도 행복한 나날을 보낼 것을 예고했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조선시대 왕이던 그가 현대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관심이 모아졌다.

 

이채민은 “저도 사실 대본을 보면서 ‘이헌이 과연 뭐 하고 살까’ 했다. 어쨌든 지영과 행복하게 지내면서 에필로그에서 비빔밥을 만들어 주면서 요리를 하지 않나. 이걸로 추측해 봤을 때 이헌이 먹는 걸 좋아하기도 미식가의 장점을 살려서 앞으로 연지영에게 요리를 배우면서 보조 요리사로 생계를 유지하지 않을까”라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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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촬영 또한 에필로그 장면이었다. 메이킹 영상에서 임윤아는 장태유 감독의 마지막 인사에 울컥하기도 했다. 이채민도 바로 옆에서 그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꾹 참았다. 그는 “숨이 턱 막혔다. 두 가지 감정이 공존했다. 촬영이 끝나면 항상 홀가분한 마음과 동시에 특히 감독님도 그렇고 정이 많이 들었는데 당분간 또 만나뵙기 힘든 분들이니까 헤어짐에 있어서 아쉬움에 눈물이 날 뻔 했다. 하지만 최대한 눈물을 안 흘리려고 노력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제가 촬영 끝나면 항상 눈물이 나는 사람이다. 전작인 ‘바니와 오빠들’(MBC)도 그랬고 항상 펑펑 울었다”며 “이번에는 최대한 안 울어야지 하면서 마음을 다잡았는데 임윤아 선배가 먼저 눈시울을 붉히시니까 괜히 저도 마음이 그렇더라. 함께 고생한 작품에서 이렇게 마침표를 찍는다는 게 참 의미가 있으면서도 마음이 저릿했다”고 작품에 애정을 드러냈다. 


절대 미각을 가진 이헌만큼은 아니지만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밝힌 이채민은 “먹기 위해 일한다고 할 정도로 먹는 것에 진심이다. 맛있는 음식 먹으러 다니는 걸 좋아하고 한 번 먹었던 맛집은 계속 간다. 편식은 딱히 하지 않지만 맛있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아직 사극 말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도 덧붙였다. 이채민은 “예스러운 말투를 가끔 쓰게 되더라. 음식을 먹고 ‘이거 참 맛깔나다’라는 식의 말투가 입에 뱄다. 대사를 수십 번을 반복하다 보니까 그런 말들이 익숙해졌다. 주변에서도 가끔 ‘방금 사극 말투 같았다’는 말을 듣는다”고 말했다. 또한 “그리고 괜히 음식을 먹고 맛을 평가하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 달콤하고 짭짤한 맛도 존재하는 것 같다는 둥 저도 모르게 말버릇이 생겼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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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민은 “정말 사활을 걸고 찍었던 게 딱 두 장면이 있다”며 생모 폐비 윤씨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고 분노하는 대비마마의 생일 잔지 장면과 연지영이 칼을 맞고 현대로 돌아가 울부짖는 장면을 꼽았다. 이채민은 “대본을 보면서 ‘여기선 진짜 뭐 하나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졌다. 현장에서 많은 분들의 배려가 있었다. 시간이 부족함에도 감정을 잡을 때까지 시간을 많이 주셔서 감정을 더 잘 잡고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지영을 떠나보내는 장면을 두고는 “촬영 막바지였다 보니까 연지영의 감는 눈만 봐도 울컥할 정도로 그 상황에 많이 빠져들 수 있었다. 하루종일 울다 보니까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오히려 그게 이헌의 상황과 잘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하루종일 밤새서 찍었는데 막바지에 해가 뜨고도 찍었다. 그러다 보니 장면이 안 맞아서 재촬영을 하기도 했다”며 “사실 제가 울부짖을 때 강풍기 때문에 소리가 하나도 안 들렸었다. 그래서 전부 다 후시 녹음을 했다. 녹음 현장에서도 매트를 깔아놓고 혼자 울부짖으면서 연기했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아쉬웠지만 그래도 영상이랑 잘 붙어서 다행이었다. 유독 아끼고 열정을 갖고 했던 신이라 저에게도 소중한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비마마의 생일 잔치 장면에 대해선 “거의 일주일은 찍었다. 일주일 동안 매일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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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회 당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던 이채민은 키스신이 나오자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이채민은 “사실 혼자 볼 때는 객관적으로 ‘저기서 어땠으면 더 예뻤을까’ 이런 고민들을 더 하는 편이다. 그때는 제 생각보다 너무 많은 분들께서 함께 해주셔서 부끄럽더라. 갑자기 부끄러웠어서 그랬는데 원래 혼자 볼 때는 그렇게 막 부끄러워하면서 보지는 않는다”고 웃었다.


대세 배우로 등극한 이채민은 받은 시나리오만 해도 30편이 넘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차기작에 대해 그는 “서사 깊은 짙은 느와르도 해보고 싶고 현대극에서는 아직 지위가 높은 역할은 맡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재벌 같은 느낌도 한번 도전은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또 “그리고 제가 로맨스물을 좋아한다. 절절하고 애달픈 로맨스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예고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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