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니더라도, 내년엔 두산의 야구를” 조성환 대행, ‘자존심 회복’ 거듭 강조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곰의 가을은 아쉬움으로 가득했다. 프로야구 두산이 2025시즌 정규리그 144경기 일정을 마쳤다. 최종 성적은 61승6무77패로 9위다. 10위 키움에 이어 10개 구단 중 두 번째로 포스트시즌(PS) 탈락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시즌 중 소방수 역할을 맡아 온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이 순위를 그냥 받아들이기에는 나뿐만 아니라 두산과 팬들, 모두에게 자존심이 상하는 성적표”라고 곱씹었을 정도다.

 

조 대행은 지난달 3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시즌을 마치게 된 소회로 “정신없이 흘러왔다”는 말로 운을 뗐다. 6월 초 이승엽 전 감독의 자진사퇴 뒤 지휘봉을 잡아 남은 일정을 이끌었다.

 

롤러코스터와도 같았다. 7월부터 8월까진 23승3무20패, 이 기간에만 승률 3위(0.535)를 내달리기도 했다. 9월 이후 19경기에선 7승12패(승률 0.368)에 그쳤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를 두고 조 대행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봤고, 베테랑들이 끌어주는 장면도 있었다”며 “9위라는 숫자는 꼭 잊지 않았으면 한다. 선수들도 이 순위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안다. 책임을 져야 한다면 지도자로서 더 잘 이끌지 못한 제 몫”이라고 자책했다.

 

신예 3명의 이름을 꺼내며 박수를 쳤다. 박준순과 오명진, 이유찬이 주인공이었다. 동시에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지도자로서 이 선수들을 한계까지 밀어붙였다. 체력 관리와 매니징을 제대로 못 해 9월 슬럼프에 걸린 건 내 잘못이었다”는 조 대행은 “올해는 해맑게 철없이 뛰어놀았다면, 내년엔 책임감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고의 야구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걸었다.

 

두산의 향후 과제는 신임 사령탑 선임이 될 전망이다. 그간의 시행착오들, ‘리더’ 조성환에게도 자양분이 됐다. “감독 자리에서도 성장이 필요하더라. 배울 것도 많고, 해야 할 것도 많았다”고 돌아본 뒤 팬들을 향한 마음을 전했다. “우리 선수들을 믿고, 팬들께서 끝까지 열심히 응원해 주셨다. 이 아픔이 오래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조 대행은 마지막으로 “내년엔 같은 아픔을 반복하지 않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다.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하더라도 두산의 야구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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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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