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낱 같은 희망도 희망이다… LG 잡고 웃은 김경문 “정우주의 좋은 구위, 잘 막아줬다”

김경문 한화 감독.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독수리들이 마지막까지 ‘혹시’를 외쳐본다.

 

프로야구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팀간 최종전에서 7-3 승리를 거뒀다.

 

1위 LG와의 올해 마지막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하는 뜻깊은 성과를 냈다. 1위 탈환을 향한 희망도 이어간다. 82승3무56패를 찍어 1위 LG(85승3무54패)와의 격차를 2.5경기로 줄인 2위 자리를 지켰다. LG의 매직넘버가 아직 ‘1’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만, 혹시 모를 가능성을 남겨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승리였다. 한화가 만약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고, LG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진다면 두 팀은 1위 결정전(타이브레이크)을 통해 페넌트레이스 우승 팀을 가리게 된다. 한화가 겨냥하는 유일한 시나리오다.

 

안방에서 상대의 축포를 저지했다는 점도 반가운 요소다. 그 중심에는 이날 선발 중책을 맡은 정우주가 서 있었다. 원래 전날(28일) 열려야 했던 경기가 하루 밀리면서 코디 폰세의 자리를 대신하는 중압감을 가지고 마운드에 섰음에도, 씩씩한 투구를 펼쳐 보였다. 리그 최강 타선 LG를 상대로 3⅓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수놓았다. 이날 전까지 한화 상대 4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62를 써내던 임찬규와의 싸움을 가능하게 만든 일등공신이었다.

 

한화 정우주가 투구를 마치고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정우주의 활약에 한화 타선이 응답했다. 2회말 2점, 3회말 1점 등 차근차근 점수를 적립했다. 6회말에는 4득점 빅이닝으로 쐐기를 박기도 했다. 임찬규에게 5이닝 5실점(4자책점)을 안겼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선취 타점을 책임진 황영묵(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을 비롯해 4번 타자 노시환도 3타수 3안타 1볼넷 1득점으로 빛났다. 최재훈도 멀티히트로 타점 1개를 챙겼고, 문현빈도 3타수 1안타 1볼넷으로 2득점을 올리며 팀 장단 12안타-7득점 생산에 힘을 보탰다.

 

정우주를 이은 불펜진도 제 몫을 했다. 조동욱(⅔이닝 무실점)-김종수(1이닝 1실점)-김범수(1이닝 무실점)-박상원(⅔이닝 2실점)-황준서(⅓이닝 무실점)-한승혁(1이닝 무실점)-김서현(1이닝 무실점) 등 벌떼 불펜이 아웃카운트를 나눠가지며 끝까지 팀 승리를 지켜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이 승리를 거두고 코치진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경기를 마친 김경문 한화 감독은 “선발로 나온 정우주가 3⅓이닝 동안 좋은 구위로 상대 타선을 잘 막아줬다”며 고졸 신인을 향한 기특함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이어 “수비에서도 파인플레이가 나오면서 경기 흐름을 좋게 가져갈 수 있었다”며 특히나 물 샐 틈 없는 수비를 펼쳐보인 이도윤, 노시환 등 내야진을 향해서도 엄지를 세웠다.

 

마지막으로 사령탑은 “타자들도 찬스마다 집중해 차곡차곡 점수을 쌓아 나가며 리드를 지켜 나갔다. 6회 공격에서 4득점에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가져와 결국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며 흡족함을 드러냈다.

 

불씨를 살린 한화는 30일 이곳 안방으로 롯데를 불러들여 2연승과 함께 기적 같은 1위 등극 시나리오를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



대전=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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