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포커스] 안방 ‘흔들흔들’… 마법사 포수들이 불안해!

사진=KT 위즈 제공

 

든든한 요새여야 할 안방이 흔들린다. 주전은 물론, 백업들까지 죄다 휘청이고 있는 프로야구 KT의 포수진 얘기다. 잔여 일정을 포함, 가을야구를 위해서라도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

 

얼핏 보면 균열은 좀처럼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팀은 순항 중이다. 26일 기준 잔여 일정 3경기를 남겨둔 시점서 70승4무67패 승률 0.511을 마크,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정규리그 5위에 올라있다. 피타고리안 기대승률 기반으로 10개 구단의 포스트시즌(PS) 진출 확률을 제공하는 사이트 PSODDS.com에 따르면, KT의 PS 진출 확률은 88.2%에 달할 정도다.

 

다른 문제들이 포수 불안을 덮어 왔다. 그간 KT의 자랑이었던 불펜진은 후반기에만 평균자책점 5.99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다. 타선에선 잔루 기록이 시야를 가렸다. 25, 26일 인천 SSG 원정길 두 경기에서만 잔루 19개가 나온 게 대표적이다. 시즌 전체로 보면 팀 최다 잔루 3위(1091개)다.

 

그러나 더 이상 포수 포지션서 드러나는 위태로움을 외면하기는 어렵다. 주전 포수 장성우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도루(102개)를 허용했다. 이 부문 2위 강민호(삼성·70개)와는 격차가 큰 편이다. 도루 저지율도 8.9%에 그치고 있다. 300이닝 이상 포수 수비를 소화한 17명 가운데 도루저지율 10%를 넘기지 못한 건 장성우와 이주헌(LG·9.7%), 유강남(롯데·8.3%) 셋뿐이다.

 

사진=KT 위즈 제공

 

KT는 이미 지난해에도 팀 도루 허용 1위(142개)에 올랐고, 그중 97개를 장성우가 내줬다. 그럼에도 이러한 부분을 감수하고도 기용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동료 투수들의 전적인 신뢰를 받았고, 실제로도 선발 투수들과의 궁합이 좋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다. 팀 내 최다이닝(160이닝)에 빛나는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와 맞춘 배터리 호흡이 대표적이다. 장성우가 마스크를 쓴 102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은 3.43을 작성했다. 반대로 그 외 다른 포수가 출전한 57⅔이닝에서는 평균자책점이 4.99까지 치솟는다.

 

물론, 투수들의 투구 간격(인터벌)이라든지 다른 환경도 주자 억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비단 포수만의 탓으로만 돌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종합적인 문제에 가깝다. 다만 올 시즌 혼자서 100개가 넘는 수치를 내준 건 뼈아픈 대목이다.

 

백업 포수 조대현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수비 실책만 놓고 보면 포수 포지션에서 박동원(LG·656⅔이닝), 김태군(KIA·903⅓이닝)과 함께 리그 공동 1위(7개)에 이름을 올렸다. 조대현은 올 시즌 244⅔이닝을 소화했다. 이닝 대비를 들여다보면 아쉬움은 더욱 진해진다.

 

도루저지율은 11.8%로 장성우보다 살짝 앞서있다. 25, 26일 인천 SSG전서 연속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지만 연이틀 포구와 송구 실책을 하나씩 기록했다. 두 장면 모두 6회 이후에 나왔다. 뿐만 아니라, 26일 경기에선 도루도 두 차례 허용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이 잦았다.

 

사진=KT 위즈 제공
사진=KT 위즈 제공

 

1군서 또 다른 백업 포수 역할을 수행 중인 강현우는 9월 이후 총 5차례 선발 마스크를 쓰며 시험대에 올랐다. 가을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순위 싸움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제3의’ 가능성을 엿보는 건 쉽지 않은 판단이다. 그만큼 벤치의 포수 고민이 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강현우는 선발로 나선 앞 5경기에서 평균 6.6이닝 수비를 소화했다. 교체되기 전 기준, 투수진은 경기당 평균 4.8점을 내줬다. 더불어 강현우는 이 시기 도루 4개를 내줬고, 송구 실책도 한 차례 범했다. 냉정하게 안정적이었다고 평가하기엔 거리가 있었다.

 

이대로라면 PS 무대에 오른다고 해도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변수로 가득한 단기전에선 튼튼한 수비가 필수다. 이들 셋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더욱 분발해야 팀적으로도 더 큰 목표를 그릴 수 있다. 가을야구의 출발선에 서기까지, KT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가 바로 안방 안정화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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