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올해도…’
사상 첫 ‘엘롯기(LG·롯데·KIA) 동반 가을야구’, 올해도 결국 닿지 않았다. 다음을 기약했다. LG 홀로 웃었다. 25일 기준 정규리그 우승까지 매직넘버 3을 남겨두고 있다. 반면, 롯데와 KIA는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실낱같이 이어왔던 포스트시즌(PS) 진출의 희망이 꺼져간다.
‘디펜딩챔피언’ KIA는 마지막 남은 PS 트레직 넘버를 지웠다. 이날 경기는 없었지만, 5위 KT가 SSG를 상대로 승전고를 울리면서 거리가 벌어졌다. 남은 6경기를 전승한다 하더라도 가을야구를 밟을 수 없다. 지난 시즌 빚은 통합우승의 위엄은 단 한 시즌 만에 사라졌다.
롯데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적’을 바라야 한다. 이날 울산 문수구장서 LG에 대패(1-11)했다. 연패 숫자는 어느덧 ‘4’까지 늘어났다. 자력으로 오를 수 있는 확률은 사라진 지 오래. 남은 4경기서 전승하고 KT가 전패했을 때, 5위 타이브레이커만이 유일한 길이다.
기회가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 크다. 전반기만 하더라도 롯데는 3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2017시즌 이후 8년 만에 PS로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풀었다. 후반기 완전히 다른 그림이 펼쳐졌다. 후반기 승률 9위. 높은 곳을 향해 야심차게 교체한 외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의 부진이 뼈아팠다. 무엇보다 8월 찾아왔던 기나긴 12연패 후유증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KIA도 마찬가지.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 악재 속에서도 한때 2위까지 노렸다. 안타깝게도 승부처서 무기력했다. ‘슈퍼스타’ 김도영의 빈자리는 둘째 치고, 뒷문이 흔들리면서 경기를 내주는 일이 잦아졌다. 만약 이대로 8위에 머문다면, 한국시리즈(KS) 우승팀의 역대급 추락이다. 앞서 OB(두산 전신)가 1995년 정상에 오른 뒤 1996년 최하위 8위로 떨어진 바 있다.
엘롯기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인기 구단이다. 매 경기 구름관중을 몰고 다닌다. 한때 흑역사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했으나, 각 구단들이 분전하면서 이미지를 바꿨다. 2023시즌 LG가, 2024시즌 KIA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단, 역사상 단 한 번도 세 팀이 나란히 PS에 도달한 기억이 없다. 올 시즌에도 다르지 않았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