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도 AI시대] 모객부터 티켓 가격 설정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는 AI

사진=KT 위즈 제공

 스포츠계에서도 인공지능(AI)이 ‘팬 경험 혁신’의 핵심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안내 역할을 넘어 사각지대에 있었던 2군 리그 경기 중계, 빠른 하이라이트 영상 제작, 티켓 가격 책정까지 도맡아 한다. AI가 팬과 구단, 리그를 잇는 가교 역할을 본격화한다.

 

◆신속하고 쾌적하게

 프로야구 KT는 구단 전용 챗봇 ‘빅또리 비서’를 공식 애플리케이션 ‘위잽’에서 운영하고 있다. 티켓 예매, 선수와 경기 관련 정보, 사전 주차 예약 등의 맞춤형 대응을 제공한다. 프로축구 FC서울도 지난 7월 챗봇 ‘서울메이트’를 출시했다. 광주FC는 K리그 최초로 관중 분석 AI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폰서십 가시성 ▲팬 성향 분석을 통한 매출 ▲안전 관리 강화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시작 단계인 만큼 보완점이 많다. 혁신적인 팬 경험을 위해선 기술 고도화가 필요하다. 한 프로스포츠 관계자는 “AI 기술을 더 발전시켜 세부 기록을 즉각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리그나 구단의 역대 기록이 탄생할 때 팬들은 한발 늦게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현재는 프로스포츠마다 담당자가 상주해 직접 기록을 찾아보곤 한다. AI가 이 일을 대신해준다면 다른 업무에 더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환경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홈경기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최첨단 기술로 가득하다. 먼저 AI CCTV와 IoT(사물인터넷) 센서가 관중 밀집도를 예측해 출입구·매점·화장실 동선을 자동으로 조정한다. 실시간 위험 행동 탐지 덕분에 보안 사고가 줄고 있다. 또 난방·환기·공조·냉방(HAVC), 조명 시스템을 자동 제어해 에너지 사용을 최대 40%까지 절감한다. 친환경과 비용 절감을 모두 잡은 셈이다.

프로야구 KT는 지난 9월 초부터 구단 공식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AI 비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KT 위즈 애플리케이션 캡처

◆하이라이트는 더 빨리, 2군 경기는 실시간으로

 스포츠와 영상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직관하지 못한 팬들을 위한 하이라이트는 필수다. 이제 더 빠르게 더 많은 경기를 제공한다. 프로야구 KT는 지난달 처음으로 AI 중계를 실시했다. KBO 중계가 편성되지 않는 퓨처스리그(2군) 홈경기를 생중계했다.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범 운영한 KIA전은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1만4000명의 시청자 수를 기록했다.

 

 AI가 직접 선수를 쫓고, 공의 방향을 추적한다. KT는 2군 홈경기장인 전북 익산구장에 2대의 HD급 화질 AI 중계 카메라와 4대의 보조 거치 카메라를 설치했다. AI 중계 카메라는 안타 등 타구의 진행 방향에 따라 카메라 전환 등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를 통해 인력 투입 없이 2군 경기를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유지 보수 등을 위한 비상 인력 1명이 상시대기하지만, 인력을 절감하면서 팬들에게 유망주의 경기력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메가 이벤트에서 AI는 더 빛을 발한다. 다양한 종목의 경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특성상, 종목의 인기와 메달 가능성 등에 따라 중계가 편성된다. 여기서 소외된 경기들을 AI가 책임진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OBS-Intel이 도입한 AI 편집 시스템은 1만 시간 분량의 멀티캡 영상을 컷 편집하고, 자막과 음성 합성까지 자동 처리해 몇 분 만에 글로벌 다국어 하이라이트를 배포했다. 한국스포츠과학원은 “중계와 SNS 운영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경기 종료 즉시 전 세계 팬에게 콘텐츠를 제공한다”며 “앞으로 지역 아마추어 리그도 저비용으로 프로급 방송 퀄리티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KT 위즈 유튜브 캡처

◆시시각각 달라지는 티켓 가격

 티켓 가격도 AI가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 한국에선 프로야구 NC가 2022년부터 ‘다이내믹 프라이싱(가격변동제)’을 시행하고 있다. 상대 전력, 경기 일정, 순위, 선발 투수 등 다양한 요인을 반영한 AI가 티켓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시스템이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티켓을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해외에서도 ‘티켓 시가’가 추세다. 내년에 열리는 2026 북중미월드컵도 다이내믹 프라이싱으로 운영된다. 조별리그 티켓은 60달러(약 8만원)부터 시작하며, 결승전 최고가는 6730달러(약 890만원)에 달한다. 다만 10월부터 판매가 시작되면 가격은 수요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다. EPL도 비슷한 방법으로 경기 상대의 인기를 고려하며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다만 팬심을 돈으로 환산한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기술 고도화가 필요한 이유다. 고성능 데이터 처리 엔진, 클라우드 인프라, AI 모델 최적화 등 기술 발전이 이뤄진다면, 가격 변동의 기준과 논리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기 경기에서는 프리미엄 가격, 비인기 경기에서는 할인 가격 전략으로 수익과 점유율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또한 이상 거래 탐지 모델, 트래픽 분석 및 사용자 행동 분석 시스템이 개발되면 암표 거래 방지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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