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심찼던 선택이….’
가을야구를 향해 마지막 스퍼트를 내야할 때. 아쉽게도 롯데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22일 기준 최근 10경기서 3승7패에 그쳤다. 자력으로 포스트시즌(PS)에 도전하긴 어려운 상황. 남은 경기서 최대한 많은 승을 올리고 경쟁 팀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계산이 서지 않는다. 마운드, 특히 선발 쪽에서의 물음표가 커진 까닭이다. 9월 이후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한 번도 선발승을 거두지 못했다. 이 기간 선발진 평균자책점 8.38로, 가장 높다.
중심축이 돼야할 외인 원투펀치가 휘청거린다. 고민거리로 전락했다. ‘1선발’ 알렉 감보아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7월24일 고척 키움전 이후 승리시계가 멈췄다. 이후 9경기서 5패 평균자책점 4.94에 그쳤다. 왼쪽 팔꿈치 불편으로 한 차례 휴식을 취했지만,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20일 부산 키움전에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3⅓이닝 9피안타(1홈런) 8실점(7자책)으로 크게 무너졌다. KBO리그 입성 후 자신의 한 경기 최소 이닝, 최다 피안타, 최다 실점이었다.

또 다른 외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 8월 한국 땅을 밟았지만, 여전히 헤매고 있다. 8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11.22에 머물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쌓은 화려한 경력(191경기 출전, 38승)이 무색할 지경. 구속은 나쁘지 않지만(스탯티즈 기준 포심 평균 149㎞), 무브먼트가 다소 밋밋하게 들어가면서 상대 타자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선수 본인도 고민이 클 터.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마저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롯데로서도 난감하다.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선택이 예상 밖 결과를 내고 있다. 찰리 반즈의 대체 선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감보아는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합류 후 10경기서 7승2패 평균자책점 2.08을 마크했다. 6월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벨라스케즈는 일종의 도전이었다. 올 시즌 10승을 신고한 터커 데이비슨 대신 손을 잡았다. 당시만 하더라도 안정적으로 3위를 지키고 있었던 만큼, 좀 더 확실한 자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어느 정도의 리스크는 처음부터 있었다. 감보아의 경우 한 시즌 이렇게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경험이 없다. 이미 100이닝(103이닝)을 넘었다. 이전까지 감보아의 최다 이닝은 마이너리그 더블A 소속이었던 2022시즌 88⅓이닝이었다. 벨라스케즈는 2023년 6월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았다. 재활 후 올해 마이너리그서 서서히 이닝을 늘려가고 있었다.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결국 이에 대한 대비를 얼마나 철저히 했느냐에 방점이 찍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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