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로 취소된 LPGA 아칸소 챔피언십… ‘생존 위기’ 속 오버파 남기던 윤이나, 안도의 한숨

윤이나가 지난 4월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JM 이글 LA 챔피언십에 출전해 티샷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당장의 한숨은 돌리지만, 윤이나의 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300만달러·약 42억원)이 대회가 열리는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너클 컨트리클럽(파71)에 찾아온 현지 악천후로 인해 22일 결국 취소됐다.

 

3라운드 54홀로 진행돼야 했던 이번 대회는 지난 20일 1라운드만 소화한 채,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 21일부터 강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저히 대회를 정상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 대회조직위원회는 22일에 2라운드 잔여 일정과 최종 3라운드를 함께 치러 일정을 모두 소화하려 했지만, 나아지지 않은 날씨 탓에 피치 못할 마침표를 찍게 됐다.

 

결국 이번 아칸소 챔피언십은 LPGA 공식 대회 최소 기준인 2라운드 36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공식 대회로 인정받지 못한다. 총상금의 절반인 150만달러가 1라운드 성적 기준 상위 65위까지 차등 분배되고, 대회조직위와 LPGA 투어가 출전 선수 전원(144명)에게 3500달러씩 건네주는 게 전부다.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4타로 공동 3위에 올라 올 시즌 개인전 첫 우승을 노렸던 이소미는 날씨 불운에 깊은 아쉬움을 삼킨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이도 있다. 차기 시즌 LPGA 투어 생존에 비상등이 켜진 윤이나다. 2026시즌 풀시드 확보를 위해 CME 포인트 순위 80위 안에 들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짊어졌지만, 이번 대회에서도 반전 기미를 보이지 못하던 상황이다. 1라운드서 2오버파 73타, 공동 129위의 초라한 숫자를 제출했다. 이 와중에 찾아온 대회 취소로 경쟁자들에게 CME 포인트가 부여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윤이나에게는 천만다행으로 다가온다.

 

윤이나가 지난 4월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셰브론 챔피언십에 출전해 힘차게 티샷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언제까지 ‘요행’만 바랄 수는 없다. 당장 CME 포인트 랭킹 풀시드 커트라인인 80위에 걸려있는 윤이나는 남은 대회에서 자신의 손으로 포인트를 쟁취해야 한다. 다음 달 초 열릴 롯데 챔피언십과 이어 찾아올 중국(뷰익 상하이), 한국(BMW 챔피언십), 말레이시아(메이뱅크 챔피언십), 일본(토토 재팬 클래식) 등에서 펼쳐지는 ‘아시안 스윙’에서 반드시 유의미한 성과를 내야 한다.

 

윤이나는 올해 LPGA 투어 20개 대회에 출전해 단 한 번의 톱10 피니시도 써내지 못했다. 지난 12일 끝난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에서도 시즌 8번째 컷오프 굴욕을 겪었다. 거듭되는 부진을 반드시 탈출해야만 다음 시즌 명예회복의 기회라도 잡을 수 있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대반전의 가능성도 아직은 남아 있다. 잔여 대회에서 1승이라도 올린다면, LPGA 투어 향후 2년 시드를 곧장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CME 포인트 상위 60위만 뛸 수 있는 시즌 최종전 CME 투어 챔피언십을 제외하고 남은 7개의 대회,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윤이나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