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 세대교체 ‘미룬이’… 두산 PS 탈락, 쓰디쓴 교훈 남겼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야수 세대교체를 미룬 대가, 가을야구 탈락의 아픔으로 찾아왔다. 프로야구 두산은 지난 2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서 끝난 SSG전에서 2-15로 대패하며 PS 탈락을 확정했다.

 

한때 PS 단골손님으로 불렸기에 더욱 뼈아프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PS에 오르지 못한 건 2022년 정규리그 9위 이후 3년 만이다. 직전 두 시즌 연속 와일드카드 결정전서 고배를 마셨다.

 

구단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개막 전 스프링캠프를 방문, “4, 5위 하려고 야구하는 게 아니다. 베어스다운 모습을 보여 달라”는 당부를 전하기도 했다.

 

시작부터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이승엽 전 감독은 극심한 부진 끝에 6월 초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조성환 감독대행이 팀을 추스르려 했지만 추락을 멈추진 못했다.

 

마치 데칼코마니다. 이 전 감독의 사퇴 전 두산의 올 시즌 승률은 0.418(23승3무32패), 조 대행 체제에선 승률 0.447(34승3무42패)로 두 구간 모두 10개 구단 가운데 9위에 해당한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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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진 야수진 세대교체의 후유증이다. 올 시즌 글러브와 방망이가 무기력했다. 21일 기준 팀 실책 116개로 최다 1위, 자연스레 수비율(FPCT)은 0.977로 최하위다. 팀 타율은  0.262로 이 부문 5위지만, 보이는 것 이상으로 아쉬움이 크다

 

OPS(출루율+장타율) 0.714, 득점권 타율 0.260으로 모두 7위로 더 아래에 있다. 중요할 때 한 방이 없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홈런은 97개로 9위다. 눈여겨봐야 할 건 30세 이하 타자들의 기록이다. 이들의 팀 타석(2330)과 홈런(28개), OPS(0.657) 모두 리그 10위다.

 

양의지를 제외한 30대 이상 주전 야수진이 직격타를 맞았다. 리그 평균 OPS(출루율+장타율) 0.728을 넘긴 베테랑들은 양의지(0.948)와 제이크 케이브(0.801)뿐이다.

 

김재환(0.733)도 수치상 평균 이상이었지만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할 정도로 부진했다. 정수빈(0.708)과 양석환(0.701), 강승호(0.667) 등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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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부진을 채워줄 차세대 기수들도 고개를 떨궜다. 프로 7년 차 김대한은 여전히 미완의 대기다. 16경기 출전에 그쳤다. 롯데와의 트레이드로 합류한 김민석 역시 수비 불안에 흔들렸고, 타석에서도 91경기 타율 0.227을 쳤다.

 

신인 박준순이 80안타를 돌파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시즌 막판 체력 부담에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9월 이후 12경기에서 타율 0.128이다. 조 대행은 “앞만 보고 달려오니 젊은 선수들이 지쳤다”며 “베테랑들이 빠지니까 휘청이는 느낌”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더 높은 도약을 다짐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세대교체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잔여일정을 마무리하면 숨 고를 틈이 없다. 새출발을 준비해야 한다. 신임 사령탑 선임부터 이영하와 김재환, 조수행, 최원준 등 내부 자유계약(FA) 거취까지 굵직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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