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이 달라진 훈련부터 밤샘 분석까지.’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이 강렬한 첫 인사를 보냈다. 지휘봉을 잡고 첫 출전한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서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지난 20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했다.
시작부터 ‘따봉’이다. 지난 4월 대한항공 사령탑에 오른 헤난 감독은 브라질 레전드 출신으로 자국 대표팀 감독으로 월드컵, 발리볼 네이션스리그에서 우승을 이끈 명장이다. 그만큼 기대감이 컸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에 내준 V리그 우승 트로피를 되찾아 오는 동시에, 세대교체의 발판을 마련해 달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그 스타트 라인에 있는 KOVO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헤난 감독이 부임한 지 딱 6개월, 무엇이 달라졌을까. 우선 체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을 때, 거기서 더 훈련을 더 시킨다. 시즌이 긴 만큼 (매 경기) 최소한의 퍼포먼스라도 펼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선수들이 감독에 대해 신뢰를 가지고 호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베테랑 한선수도 오랜만에 경험하는 고강도 훈련이었다. 그는 “훈련을 미친 듯이 했다. 감독님께서 활동량을 체크한다. 힘든 걸 이겨내지 않으면 시즌을 버틸 수 없다고 하시더라. KOVO컵까지 정말 두 달 동안 힘들게 했다”고 혀를 내두르며 “물 마실 시간도 없다. 훈련이 끝나면 다들 엎드려 있다. 숨쉬기 바쁘다”고 웃었다. 실제 대한항공은 KOVO컵 결승까지 사흘 연속 경기를 치렀지만 모두 승리했다. 헤난 감독은 “정말 강팀은 체력만큼이나 멘털을 끝까지 유지한다. 선수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고 치켜세웠다.
철저한 전력 분석도 인상적이다. 지난 19일 삼성화재와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밤을 지샜다. 비시즌 연습경기를 진행하는 동안 삼성화재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기 때문에 KOVO컵 경기 영상을 돌려보며 전력분석에 더 공을 들였다. 끝이 아니었다. 삼성화재전을 마친 뒤 평소보다 빠르게 숙소로 복귀했다. 역시 OK저축은행과의 결승전을 대비해 경기 영상을 분석하기 위한 것이었다. 심지어 결승전 당일 기자회견장에도 양해를 구하고 5분가량 늦게 등장했다. 코칭스태프와의 전력분석 회의 때문이었다. 결승전 완승의 배경이었다.
헤난 감독은 이번 대회 과정과 결과물을 바탕으로 팀을 정비하고, 세대교체라는 숙제까지 풀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한선수, 곽승석, 정지석 등 베테랑 선수를 중심으로 V리그 사상 최초 4시즌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지난 시즌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그 열쇠는 세대교체에 있다는 사실을 헤난 감독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실제 이번 KOVO컵에서 ‘맛보기’에 성공했다. 아포짓 스파이커 김준호와 아웃사이드 히터 김선호, 서현일, 임재영으로 이어지는 백업 멤버들이 맹활약을 펼치며 국가대표팀에 차출 및 예비엔트리로 대회에 불참한 정한용, 정지석의 공백을 채웠다. 헤난 감독은 “김준호는 말도 안 되는 성장을 보였다. 이번 대회를 통해 김준호가 아포짓 스파이커 역할에 대해 이해했다. 마무리 해줘야 하는 공격수는 용기가 필요한데 김준호가 잘 보여줬다”고 했다. 서현일에 대해서는 “미래가 밝은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헤난 감독이 만들어가는 대한항공, KOVO컵에서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