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했던 방망이, 마지막에서야…두산, 천신만고 끝 7연패 탈출

사진=뉴시스

 

꽁꽁 묶였던 방망이, 비로소 마지막에서야 갈증을 풀었다.

 

프로야구 두산이 18일 서울 잠실 야구장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키움과의 홈경기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극적으로 연패 문턱을 벗어났다.

 

패색이 짙어보였던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던 건 시즌 막바지 퓨처스팀(2군)에서 콜업된 내야수 박지훈과 외야수 홍성호의 역할이 컸다. 두 선수 모두 이날 대타로 나와 팀을 구원했다.

 

두산은 지난 9일 수원 KT전(1-8)을 기점으로 내리 7경기를 패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이번 키움과의 3연전은 특히 빈공에 시달렸다. 16일 1점, 17일 2점을 내는 데 그친 것. 시리즈 마지막 경기 역시 막판까지도 방망이가 침묵하면서 8연패 기로에 섰을 정도다.

 

1회 서로 1점씩 주고받은 가운데 4회 초 1실점을 내준 두산은 8회 말까지 1점 차(1-2)로 끌려다녔다. 이날 시즌 10승을 노렸던 에이스 잭 로그는 6이닝 동안 2실점(1자책) 역투를 펼쳤지만, 노디시전으로 내려왔다. 반면 두산 타선은 상대 선발투수 하영민에 맞서 7회까지 1점을 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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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윕패 위기 속 동점을 만든 건 대타 박지훈이었다. 8회 말 2사에서 김인태 대신 타석에 등장, 우익수 앞 안타로 2루주자 안재석을 홈으로 불러들였다(2-2).

 

마무리 김택연도 9회 초 동점 상황서 등판해 삼자범퇴 이닝으로 기세를 더했다.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 돌입한 두산의 압박은 더욱 타이트해졌다. 선두타자 김기연이 안타로 출루했고, 오명진이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들었다. 순탄지 않았다. 후속타자 박계범이 친 1루타 상황에서 2루에 있던 대주자 천현재가 홈 득점을 시도했지만, 아웃당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로 이어졌다.

 

이닝을 끝내기 위해 아웃카운트 하나가 필요했던 키움 벤치는 박준순을 고의사구를 내보낸 뒤 승부를 이어가고자 했다. 두산 벤치는 대타로 외야수 홍성호를 투입했고, 이 판단이 주효했다. 상대 왼손 불펜 김성민과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커브를 공략,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역전 결승타를 빚었다.

 

경기 종료 뒤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연패가 길어지면서 부담감이 컸을텐데, 선수들이 하나가 돼 승리할 수 있었다”며 “1회부터 9회까지 모든 선수가 덕아웃에서 파이팅을 외쳤는데, 그 기운이 모여 역전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칭찬했다.

 

동점과 역전을 일군 두 타자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조 대행은 경기 뒤 “9회 홍성호가 정말 귀중한 결승타를 날렸다. 좋은 코스로 들어온 공을 잇따라 파울로 걷어내더니 7구째 자신의 장점인 컨택 능력을 발휘했다”면서 “8회 대타로 나와 2스트라이크라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적시타를 때린 박지훈도 칭찬하고 싶다”고 밝혔다.

 

수장은 분전한 마운드에도 고마운 마음이다. “선발 잭로그는 오늘도 아주 잘 던져줬다. 실책이 나오며 흔들릴 법 했지만, 제 역할을 다했다”며 “뒤이어 나온 박치국, 이병헌, 최원준, 김택연도 나란히 무실점으로 버티면서 역전승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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