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KT가 강속구 자원들은 물론, 팀의 숙원사업 ‘내야 세대교체’를 위한 밑그림도 챙겼다. 2026 KBO 신인 드래프트가 17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린 가운데 마법사 수련생 11명의 이름도 함께 호명됐다.
1라운드서 전주고 우완 박지훈을 전체 6순위로 낙점했다. 188㎝, 90㎏ 신체조건을 갖췄으며 시속 150㎞대 직구를 던진다. 팔꿈치 수술을 딛고 올해 마운드에 복귀, 고교야구 공식전 16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1.77(55⅔이닝 11자책점) 성적을 썼다.
나도현 KT 단장은 “고교 1학년 때부터 워낙 잘했는데, 올해 건강하게 돌아왔다. (쓰리쿼터 투구폼에서 나오는) 타점이라든지 선수가 갖고 있는 투구 매커니즘에서 굉장히 높은 점수를 매겼다”고 밝혔다.
빠른 공만큼이나 위력적인 슬라이더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미래 가치와 잠재력을 고려했을 때 이른바, 실링(천장)이 높은 선수”라는 게 나 단장의 설명이다.
이어 KT의 2, 3라운드 선택은 각각 유신고 내야수 이강민과 충암고 내야수 김건휘로 향했다. 4라운드에서 단국대 내야수 임상우까지 품으며 1라운드를 제외한 상위 픽을 내야수로만 채웠다. 구단 내부적으로도 내야 세대교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 이에 전략적인 지명을 가져갔다.

넓은 수비 범위부터 강력한 어깨까지 갖춘 이강민을 ‘전문 유격수’ 자원으로 분류했다. 나 단장은 “향후 2, 3년 뒤 1군에서 유격수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타 거포로 평가받고 있는 김건휘를 향한 KT의 기대도 크다. “겉보기엔 스윙이 와일드한 감이 있지만, 파워가 정말 좋다. 3루 수비는 평균 이상으로 봤고, 무엇보다 우리 팀이 필요로 하는 공격력을 훗날 채워줄 수 있는 선수”라고 전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 ‘불꽃야구’에 출연 중인 임상우도 마법사 군단 일원이 됐다. 즉시전력감으로 활용도가 높다는 점에서 KT의 눈길을 끌었다. 이강민이 성장 잠재력을 중시한 실링 픽이라면 임상우는 플로어(하한선)가 높은 픽에 가깝다. 지금 당장 1군 로스터에 합류해도 백업으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중·하위 라운드에서도 미래 전력을 위한 퍼즐을 꼼꼼히 맞췄다. KT가 5라운드에서 지명한 동원과학기술대 투수 고준혁은 큰 피지컬(186㎝·81㎏)에 150㎞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 투수다. 역시 제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나 단장은 “장신의 좌완은 ‘지옥에서라도 잡아온다’고 했다”고 웃었다.
KT는 6라운드 마산고 내야수 이재원, 7라운드 배재고 외야수 김경환, 8라운드 인천고 투수 정현우, 9라운드 휘문고 투수 이민준, 10라운드 장안고 투수 김휘연을 차례로 지명했다. 마지막 11라운드에선 전주고 포수 김유빈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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