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선 대담하게” 신예 영빈, ‘프릭쇼’ 그 자체 [이슈스타]

평범함은 거부한다. 신인답지 않은 과감함과 기발함으로 똘똘 뭉친 영빈이 ‘프릭쇼(Freak Show)’로 당찬 데뷔를 알렸다. 

 

어릴 적부터 그려온 가수의 꿈을 마침내 이뤘다. 지난 1월 종영한 ‘더 딴따라’로 성큼, 데뷔 앨범 ‘프릭쇼’로 한 발 더 성큼 내디딘 영빈은 “이 기회가 소중하다는 걸 알기에 모든 순간을 잘 느끼고 즐거워하며 보내고 있다”고 데뷔 소감을 밝혔다. 

 

17일 공개된 데뷔곡 ‘프릭쇼’는 리드미컬한 베이스와 시원한 기타 라인이 돋보이는 팝 댄스 장르다. 데뷔를 준비하며 찾은 ‘영빈 맞춤형’ 곡이다.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이 작곡에 참여한 ‘프릭쇼’는 ‘타고난 다름’을 숨기지 않고 자랑스럽게 승화시키는 당당한 태도를 유쾌한 언어유희로 표현했다. 영빈은 작사에 직접 참여해 진솔한 자신의 모습을 녹여냈다. 

 

곡을 받고 가장 먼저 든 건 ‘이건 나를 위한 노래’라는 생각이었다. 괴짜, 별난 등의 의미를 가진 ‘프릭’을 자신에 빗대어 영빈만의 프릭함을 찾기 위해 고민했다. 안무에도 참여해 독창적인 색깔을 만들어나갔다. 직접 가사를 채우고 안무를 만들어 가장 자연스러운 영빈만의 ‘프릭쇼’가 완성됐다. 

 

“제겐 나만의 이야기가 많아요. 누군가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고, 지금도 그 과정에 있죠. 나의 프릭함은 이 감정들을 무대 위에서 표출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때로는 많은 생각과 상상이 벅찰 때도 있지만, 무대에 서면 이 모든 게 좋은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 같아요. 평소엔 차분하지만 무대 위에선 대담해지는 에너지. 이게 나만의 프릭이죠.”

 

이러한 영빈의 ‘프릭함’을 진하게 풍기는 뮤직비디오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파격적인 스타일링과 날것의 조화, 충격받은 사람들의 모습까지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섬뜩한 눈빛의 영빈 등장은 그 자체로 쇼킹하다. 뮤직비디오는 ‘프릭쇼’와 영빈의 특징을 조합해 스토리라인을 구성했다. 

◆딴따라? 무조건 GO!

 

수년간 방송계에는 아이돌 그룹을 데뷔시키기 위한 오디션 바람이 이어지고 있다. 경연이라는 방식은 같지만, ‘더 딴따라’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분명 차별화된 지점이 존재했다. 노래, 춤, 연기, 예능 다 되는 ‘딴따라 찾기 프로젝트’를 슬로건을 바탕으로 화면으로 드러나는 출연자들의 ‘끼’가 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 중에서도 ‘더 딴따라’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가 궁금했다. 영빈은 “‘가수’보다도 ‘딴따라’라는 단어가 나에게 맞는 것 같았다. 그게 무엇이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게 딴따라라고 생각했다”며 “나에게 맞는 지원 조건에 박진영 PD님의 출연까지 ‘이건 나의 판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고민 없이 참가했다”고 말했다. 뮤지컬을 전공한 경력도 큰 도움이 됐다. 춤, 노래, 연기 모두 함께 보이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더 딴따라’ 최종 5인방은 JYP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이닛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고 데뷔를 준비했다. 방송 당시 기발한 상상력을 내세우며 ‘원조 딴따라’ 박진영의 극찬을 받았던 준우승자 영빈이 5인 중 가장 먼저 데뷔 무대를 선보이게 됐다. 

 

심사위원 박진영의 심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미스코리아’ 무대를 마치고 난 평가였다. 준비된 몸 상태, 이전 라운드의 피드백 반영, 자신과 대중의 취향을 믹스한 무대 구성을 영빈의 장점으로 꼽았다.

 

영빈은 기존의 곡을 재해석하는 경연 무대 특성에 맞춰 자신의 스토리를 반영했다. 그 진심을 알아챈 박진영의 극찬이었다. 영빈은 “매 라운드 (박진영 PD님의) 코멘트를 들을 때마다 나를 꿰뚫고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에서 진심이 느껴진다는 평도 기억에 남는다”고 돌아봤다. 

 

데뷔를 준비하며 일명 ‘JYP 기본 안무’와 보컬뿐 아니라 연출 수업도 수강했다. ‘스스로 창작할 수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를 지향하는 JYP 스타일에 맞춰 자신의 무대를 직접 연출할 수 있는 소양을 배우고 있다. 나아가 대중가수로서 가져야 할 ‘느낌’에 적응도 필요했다. 가창력은 기본, 내용 전달을 최우선으로 하는 뮤지컬과 달리 가요는 ‘느낌’이 중요했다. 이를 살려 ‘프릭쇼’에도 다양한 플로우를 녹여내기 위해 노력을 더했다. 

 

박진영은 영빈의 데뷔곡 작곡뿐 아니라 해외 출장 중에도 보컬 코칭에 나설 정도로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줬다. 음악적인 조언뿐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발전해야 할 부분들에 대한 조언도 있었다. 영빈은 “녹음 과정에서도 많은 수정을 거쳤다. 감정이 묻어나야 한다는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 디테일한 피드백 덕분에 다양한 표현을 시도해볼 수 있었다. 새로운 배움이자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프릭쇼’로 이룬 원앤온리, 가수의 꿈

 

초등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에 가수의 꿈을 키웠다. 아역 배우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교육방송을 보면서 “엄마! 나도 저거 하고 싶어”라고 말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정확한 이유도 알 수 없지만, 본능적인 끌림을 느꼈다. 그날 이후로 한 번도 가수의 꿈을 저버린 적이 없다.

 

독서가 체질인 집안에서 자라 ‘돌연변이’ 소리를 들었다. 샤워부스를 무대로 목놓아 노래했고, 반대하는 부모님을 뒤로하고 홀로 서울에 올라와 예고 시험을 치르고 덜컥 합격했다. “서울에 안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드디어 내가 꿈에 다가가는구나 싶었다. 혼자 지내야 하는 것들이 쉽지는 않았지만, 꿈에 대한 열망이 너무 컸다”고 돌아보면서도 “어떻게 그런 용기를 냈는지 신기하지만, 당시엔 정말 간절했다”고 돌아봤다. 

롤모델은 아이유다. 이유를 묻자 “노래 들을 때마다 아이유 선배님이 걸어온 길이 함께 느껴진다. 노래마다 선배님의 인생이 담겨 있는 것 같아서 좋다. 연기 활동을 비롯해 인터뷰도 매번 찾아보고 있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아이유의 행보처럼, 가수로 데뷔한 영빈에게도 배우의 꿈이 있다.

 

그는 “평소 생각이 많고 성찰도 많은 편이다. 그런 나의 에너지를 연기로 풀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무대에서는 멋진 가수의 모습을 표현할 수 있지만, 연기를 통해서는 내면의 날 것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또 하나의 꿈을 새겼다. 

 

대다수가 아이돌 그룹, 반면 솔로 가수가 드문 현실이다. 하지만 도전이 두렵진 않다. 평범함보단 독특함을 선호하는 영빈에겐 새로운 기회다. 파격적인 콘셉트로 데뷔 무대를 준비한 만큼 대중에게 신선한 인상을 안기는 게 목표다. 영빈은 “퍼포먼스나 가사를 통해 기존 틀을 깨는 시도를 많이 했다. 이상하고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호불호를 떠나 신선한 자극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놨다. 

 

영빈의 데뷔앨범 ‘프릭쇼’는 17일 오후 공개됐다. 영리할 영(怜)에 빛날 빈(彬), 영리하게 빛나라는 이름의 의미를 살려 대중에게 ‘영빈’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는 데뷔 앨범이 되길 바란다. ‘염색체 차이/ 종이 난 달라’라는 노랫말이 영빈의 자신감을 표현한다. 얻고 싶은 수식어를 묻자 그는 이 가사를 언급하며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종의 출연, ‘신종’ 영빈이라는 수식어로 불리고 싶다”고 소망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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