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토록 바랐던, 프로의 세계로!’
프로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이들이 새 출발선 위에 섰다. 17일 롯데호텔 월드서 ‘2026 신인드래프트’가 열렸다. 지원서를 낸 이는 총 1261명이다. 이 가운데 110명만이 지명을 받았다. 8.72%의 좁은 문을 뚫고 프로에 발을 내딛었다.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이 순간을 꿈꿔왔을 터. 모두가 숨죽이고 선택을 지켜봤다. 선수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벅찬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눈물과 웃음이 공존했던, 떨리는 감정을 엿볼 수 있는 그들의 ‘말’들을 짚어봤다.
◆ “두산 라이온즈…아니, 두산 베어스!”
이번 드래프트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예년과 달리 최상위 라운드에서 야수들의 이름이 많이 불렸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1라운드에서만 4명의 야수가 지명을 받았다. 두산도 합류했다. 7순위로 외야수 김주오(마산용마고)를 택했다. 너무 놀랐던 탓일까. “1라운드에 뽑힐 줄 몰랐다”고 운을 뗀 김주오는 소감을 이어가다 “두산 라이온즈, 아니 두산 베어스”라고 급히 정정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왜 1라운드에 뽑혔는지 보여드리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 “꼭 키움 팬이 되겠다고 다짐했는데!”
바라던 팀에 지명돼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내야수 박한결(전주고)이다.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키움으로 향한다. 당초 KIA의 순번이었으나 키움이 트레이드를 통해 추가로 얻은 지명권을 행사했다. 박한결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키움 팬”이었다고 밝혔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함께 나온 아버지의 복장이었다. 키움을 상징하는 버건디 색 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박한결 아버지는 “(이날) 전주에서 올라오면서 꼭 키움 팬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왔다”고 웃었다.
◆ “못 먹어도 GO, 안했으면 어땠을지 아찔하다.”
유려한 말솜씨를 뽐낸 이도 있다. 투수 양우진(경기항공고)의 어머니다.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많은 이들이 최상위 2~3순위 지명을 예상했을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던 자원이다. 얼마 전 오른 팔꿈치 피로골절상을 입은 부분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양우진의 어머니는 “꿈이 현실이 된 것 같아 감사하다”면서 “사실 (양)우진이가 중학교 때까진 잘하지 못했다. 그때 ‘못 먹어도 GO’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지 아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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