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에스콰이어(JTBC)를 통해 첫 변호사 연기를 선보인 배우 정채연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데뷔 10년 차, 아이돌에서 연기자로 꾸준히 활동해온 그는 이제 성장형을 넘어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성숙한 배우로 도약하고 있다.
17일 정채연은 에스콰이어의 부제 ‘변호사를 꿈꾸는 변호사들’을 인용하며 스스로를 ‘배우를 꿈꾸는 배우’라고 표현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꿈 꿔온 직업을 갖고 있지만 더 나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꿈이 없는 배우보단 끊임없이 꿈을 꾸고, 이루고 싶은 목표가 계속해서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에스콰이어 인기는 다양한 사연”
최근 종영한 에스콰이어는 정의롭고 당차지만 사회생활에 서툰 신입 변호사 강효민(정채연 분)이 냉혈한이지만 실력만큼은 최고인 파트너 변호사 윤석훈(이진욱)을 통해 완전한 변호사로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매회 다양한 사건을 통해 사랑의 여러 형태와 그로 인한 상처, 치유 과정을 담아내며 호평을 받았다. 법정에서 사건이 해결되는 과정도 흥미를 더했고, 이에 시청률은 초반 3%대에서 최고 11%까지 상승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OTT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달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11~17일 집계 기준) 비영어 TV쇼 부문에서 450만 시청수(누적 시청 시간을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로 2위를 차지했다. 3주 연속 톱 10에 오를 뿐 아니라 무려 47개국에서 톱 10에 들었다.
정채연은 “극에 나오는 사연을 보면 법적 처벌을 받긴 하지만 억울한 면이 있다. 이 상황에서 보면 이게 맞고, 저 상황에서 보면 저게 맞더라. 무엇이 맞는 걸까 궁금증을 일으킨다. 시청자도 그 부분을 몰입해서 보고 작품을 사랑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인기 비결을 꼽았다.

◆만족스러운 변호사 연기
신입 변호사의 성장사를 그리며 극을 이끈 정채연도 배우로서 존재감을 입증했다. 아시아브랜드연구소가 지난달 온라인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K-브랜드지수에서 배우 부문 5위를 기록했다.
정채연은 강효민이 각각의 사연에서 현실과 이상 사이를 갈등하는 청춘의 얼굴을 진정성 있게 그려냈다. 뿐만 아니라, 첫 변호사 연기에도 생소할 법한 법정 용어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캐릭터에 설득력을 더했다. 본인도 연기에 만족했다.
그는 “대본을 공부하듯 많이 읽었다. 평소에 쓰는 말이 아니다 보니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무슨 뜻인지 이해해야 어떤 표정과 톤을 낼지 파악되니까”라며 “효민이는 검사수저를 타고났지만 공정성이 있는 친구다. 그렇지만 다양한 사건에서 도덕적 잣대와 법적 잣대가 갈팡질팡하는 걸 보면서 과연 정의란 무엇일까 생각했던 것 같다. 학창 시절에 공부를 잘했고, 다들 맞다고 할 때 아니라고 말하며 합격점을 받은 친구지만, 결국 이 친구도 사회 초년생이었다. 효민 역시 사회에서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신경 쓴 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첫 변호사 연기를 용감하게 해냈다는 것에 나름 만족한다”고 웃었다.

◆데뷔 10년, 앞으로 10년도 ‘진심’으로
캐릭터가 사회 초년생인 만큼 정채연은 연기하면서 본인의 데뷔 초를 떠올렸다. 2015년 그룹 다이아로 데뷔한 그는 “효민이가 더 용감한 면이 있긴 하다. 사회 초년생 때 저는 실장님, 팀장님, 매니저님, 오빠 이런 단어에 미숙했다. 님이라는 존칭을 써본 적이 없기도 했고, 초반엔 소심함 때문에 더 그랬다. 모르니까 실수도 많이 했던 게 생각났다”고 떠올렸다.
정채연은 2016년 프로듀스 101을 통해 그룹 아이오아이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본래 꿈인 배우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며 자신의 색을 다져가고 있다. 혼술남녀(tvN), 다시 만난 세계(SBS), 첫사랑은 처음이라서(넷플릭스), 연모(KBS2), 금수저(MBC), 조립식 가족(JTBC)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그는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많았지만 KBS2 연모를 찍으면서 연기에 대한 생각이 더 커졌다. 연기라는 영역이 더욱 궁금해지고 욕심나기 시작했다”며 “앞으로의 10년은 상상이 잘 안 가지만 지금처럼 매번 새로운 마음으로 임할 것 같다. 연기 활동을 하고 난 뒤부터 책임감과 집중도가 굉장히 높아졌다. 역할에 스며들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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