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크박스] “어떻게 보면 행복하고, 감사한 일이잖아요”… ‘진흙탕’ 순위표 속 되뇌는 긍정 마법

이강철 KT 감독이 활짝 미소 짓고 있다. 사진=KT위즈 제공

 

 

“매년 순위싸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 아니겠습니까.”

 

막바지를 향해 가는 KBO리그의 2025시즌. 하지만 가을 잔치 초대 명단은 안갯속이다. 중위권 혈투 때문이다. 최근 5년 연속(2020~2024년) 포스트시즌(PS)을 밟은 ‘단골손님’ KT도 당연히 여기에 포함된다. 이번에도 반드시 살아남겠다는 의지로 가득 찬 이강철 KT 감독의 표정에 비장함이 서린다.

 

16일 수원 LG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시작된 홈 6연전 고민에 여념이 없었다. LG와 3연전, 한화와 2연전을 치르고 21일에는 삼성을 마주한다. LG와 한화는 선두 싸움에 사활을 건 두 팀이고, 삼성은 KT와 바로 맞닿아 있는 순위 경쟁팀이다. 쉽게 넘길 경기가 없다.

 

이 감독은 “이번주에 올 시즌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진짜 산소 호흡기 떼거나 붙이거나 나올 것”이라고 특유의 유쾌한 입담을 선보였다. 변수는 비다. 우천취소 시 더블헤더 가능성이 있다. 선발 로테이션 고민에 머리가 터지는 이유다. 그는 “로테이션 생각하면 오늘도 그냥 경기하는 게 더 좋긴 하다. 더블헤더하고 나면 일요일 선발이 고민이다. 최악은 경기 하다가 비가 오는 건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럼에도 사령탑의 표정 한켠에는 미소가 번진다. 지금의 난관을 뚫기 위한 긍정 마인드를 되새기고 있기 때문. 이 감독은 “그래도 어떻게 보면 이렇게 순위싸움하고 있는 게 행복한 거다. 계산조차 힘든 상황도 있을 수 있는 거 아닌가. 이렇게 매년 하고 있다는 것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하려 한다”고 활짝 웃었다.



수원=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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