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스타] ‘애마’ 2500:1 뚫었다…방효린에 빠질 시간

1980년대 전두환 정권의 3S(스크린, 스포츠, 섹스) 정책에서 시작된 에로영화 전성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서는 톱스타 희란(이하늬)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6부작 시리즈 애마가 화제다. 지난 8월 공개 이후 실제 영화 애마부인(1982) 주인공인 안소영의 근황부터 권력과 검열의 이면에 숨겨진 폭력적 영화 제작 현장까지 그 당시를 재조명하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애마는 성인물이 아니다. 선입견과 달리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소비하는 시대에 투쟁하고 연대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방효린은 극중 연기 경력은 없지만 자신만의 색깔로 애마부인의 주연에 캐스팅된 신인배우 신주애 역을 맡았다.

 

방효린은 16일 “3차 오디션 때였는데, 1부부터 6부까지 거의 모든 대사를 읽었던 것 같다. 감독님이 ‘내가 쓴 대본을 이렇게 연기해줘서 고맙다’고 말씀해주신 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락과 상관없이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 행복했다”고 오디션 당시를 돌아봤다.

 

이해영 감독의 말 한마디가 주었던 감동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며 캐스팅 순간을 “영화 같았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방효린은 2500대1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주연을 따냈다.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나이대의 신인과 배우지망생 대부분이 지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애를 연기하기 위해 준비한 것들은 적지 않았다. 승마, 탭댄스, 체중 증량까지 해냈다. 방효린은 “승마 장면이 있다보니 안전하게 촬영하기 위해 합격 소식을 듣고 곧바로 연습에 들어갔다. 쉬는 날이 생기면 무조건 승마랑 탭댄스 연습을 했다”며 “체중도 늘려야해서 헬스를 열심히 했다. 초반에는 트레이너 선생님이 정해주신 파프리카, 닭가슴살만 먹다가 이후에는 다 먹었다. 빵도 열심히 먹고, 밥차도 마음껏 먹었다. 매니저님이 ‘다시는 이렇게 먹을 일 없지 않겠냐’며 즐기라고 해서 정말 많이 먹었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주애와 저의 공통점은 연기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연기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는 대사가 마음에 와 닿았다. 그런 마음으로 촬영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자연스럽게 노출신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부담감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방효린은 “전혀 없었다. 노출이 있을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난 뒤 지원한 작품”이라며 “촬영 전에 감독님과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전체 콘티북과 그 장면에 대한 콘티도 보여주시면서 왜 필요하고, 어떻게 찍을 건지, 어떻게 카메라가 들어갈 건지, 어디까지 쓸 건지 정확히 알려주셔서 뚜렷하게 인지하고 촬영했다”고 말했다.

 

1995년생인 방효린은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에 진학한 뒤 여러 단편영화를 통해 얼굴을 비쳤다. 배우의 꿈은 우연히 시작됐다. “고등학생 때까지 배우를 꿈꾼 적이 없다. 아버지 권유로 기타를 배우려고 학원을 알아보다 들어간 곳이 연기학원이었다. 친구들이 하는 걸 구경했는데 너무 재밌어 보이더라. 그렇게 연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방효린은 연기의 매력은 “대사가 아니라 눈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파이란(2001) 속 배우 장백지를 보며 “그런 역할을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애마를 통해 긴 호흡의 연기를 처음 경험한 방효린은 “연기를 내가 정말 좋아하는구나. 이런 마음을 알게 된 것 같다”면서 “주어진 작품이나 기회가 있으면 뭐든 해보고 싶다. 정말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곳이 현장이더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러 번 보면 대사의 의미를 더 깊고 진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처음 볼 때와 느낌이 다를 거라 확신한다. 대사 하나하나 의미를 찾으시며 보면 더 재밌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