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추천"…마약가방 든 이영애, KBS 숨통 틔우나

배우 이영애가 KBS 드라마에 숨통을 틔운다. 올해 KBS 미니시리즈는 모두 흥행에 실패했으며, 일일·주말극만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KBS의 편성 변경 정책도 소용 없었다. 전작인 마동석 주연 '트웰브'는 시청률 8.1%로 시작했지만, 8회 2.4%로 막을 내렸다. 기존 오후 8시 주말극에 이어 편성해 시너지 효과를 노렸으나, 트웰브는 매회 혹평이 쏟아졌다. 이영애는 '초대'(1999) 이후 26년만의 KBS 드라마 출연인데, 흥행과 함께 연말 연기대상까지 거머쥘 수 있을까.

 

이영애는 16일 서울 신도림동 더 세인트에서 열린 KBS 2TV 주말극 '은수 좋은 날' 제작발표회에서 "이전 작품과 달리 가정 주부 역이고, 가정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지키고 싶어 한다. 일단 편안하게 접근하고 싶었고, 작품이 재미있고 완성도가 아주 높았다"며 "KBS에서 올해 가장 밀어주는 드라마인데, 집중도있게 볼 수 있어서 강력 추천한다. 새로운 도전을 했고 믿어도 좋다"고 자신했다.

"나 또한 집에서 평범한 가정 주부다. 이 현실 속에서 마약 가방을 앞에 두고 사람이 얼마나 나약하고 수많은 갈등, 고민을 할까 싶었다. 먼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에 크나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서 같이 고민해보고 싶었다. 너무 무겁지 않게 만들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평범한 주부가 점점 변해가는 과정과 심리가 재미있다. 아주 위험한 일탈을 하지만,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다."

 

이 드라마는 학부모 '강은수'(이영애)와 두 얼굴의 선생 '이경'(김영광)이 우연히 얻은 마약 가방으로 벌이는 동업 일지다. 베테랑 형사 '장태구'(박용우)가 이들을 쫓는다. '연모'(2021) 송현욱 PD와 '아르곤'(2017) 전영신 작가가 만든다.

 

김영광은 "극본을 처음 받았을 때 이영애 선배가 한다고 해 '내가 감히 어떻게···' 싶었다. 이 일을 하면서 '이영애 선배와 연기를 해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기대감을 가지고 선택했다"면서 "선배는 목소리가 정말 좋다. 그 목소리만으로 설명이 다 된다. 개연성을 갖고 있는 목소리라서 연기하면서도 듣는 데 정말 편했고, 아주 즐겁게 촬영했다. (이영애와) 노란 은행잎이 휘날릴 때 뛰어가면서 심각하게 연기했는데, 감독님이 모니터로 보면서 '아, 멜로 같아'라고 해 기억에 남는다"며 웃었다.

 

공영방송에서 마약 소재 드라마를 선보여 조심스럽지는 않았을까. 송 PD는 "굉장히 민감하고 조심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라며 "극중 마약 소재는 기존 범죄 드라마보다 훨씬 일상적이다. 평범한 가정 주부, 방과 후 미술 강사가 접해 자극적으로 다루기 보다 마약이라는 낯선 세계의 이질감과 충격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은수와 이경에겐 생계를 위한 절실한 수단이라서 '딱 여기까지만 하자'라고 정해놓고, 점점 커지는 욕망을 어떻게 다룰지 등 심리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요즘 40~50대 여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고현정 주연 SBS TV 금토극 '사마귀: 살인자의 외출'과 엄정화 주연 지니TV 월화극 '금쪽같은 내스타'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영애는 "오랫동안 해온 여배우로서 어깨동무하고 같이 갔으면 좋겠다. 분명히 좋은 자극이 될 것"이라며 "그런 기운을 받아서 우리 작품도 잘 될 거라고 믿는다"고 기대했다. 송 PD는 "매회 시청률이 조금씩 올랐으면 좋겠다. 목표는 12~15%"라며 "극본에 충실해서 잘 찍었다면 그 정도는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일 오후 9시20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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