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아질 거라 믿고 있어요.”
또 한 명의 새로운 ‘괴물 거포’가 꿈틀거린다. SSG 외야수 류효승이다. 체격조건부터 남다르다. 키 190㎝에 체중 100㎏(프로필상), 멀리서도 단연 눈에 띈다. 실제로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자랑한다. 지난달 16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뒤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6일 기준 18경기서 타율 0.358(67타수 24안타) 5홈런을 때려냈다. 장타율이 무려 0.657에 달한다. 류효승은 “강병식, 오준혁 코치님과 좋은 방향으로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류효승은 대구상원고-성균관대 출신이다. 2020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전체 60순위)로 SK(SSG 전신) 유니폼을 입었다. 드래프트 재수에 성공한 케이스다. 2016년 한 차례 낙방한 기억이 있다. 일찌감치 큰 주목을 받았지만, 계속되는 부상 악재에 제동이 걸렸다. 고등학교 시절 골반 수술을 받은 것을 비롯해 팔꿈치, 어깨, 코 다양한 부위를 다쳤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갈비뼈 쪽에 피로골절이 생기면서 생각했던 구상이 꼬였다.
좌절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스로에게 더욱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 그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단단해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류효승은 “수술을 한두 번 해본 게 아니지 않나”라면서 “가라앉기보다는, 기대와 설렘이 더 컸다. 앞으로 더 좋아질 거란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기량도 크게 발전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류효승에 대해 “떨어지는 변화구에 약점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골라내더라. 경기를 치를수록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고 끄덕였다.
선배들과의 시간도 좋은 경험이 됐다. SSG는 앞서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베테랑 야수 6명이 1차 캠프를 미국 플로리다(1군)가 아닌 일본 가고시마(2군)서 진행한 것. 이른바 캠프 이원화였다. 류효승에겐 선배들과 가까이에서 훈련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선배님들이 비시즌에 어떻게 준비하는 지, 메커니즘적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타격하는지도 많이 물어봤던 것 같다. 최정 선배님께서 ‘공을 맞추려 하지 말고, 궤적을 보며 라인에 스윙해보라’고 하셨는데 코치님도 똑같은 말씀을 하셨다. 느낌을 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조금씩 날개를 편다. 사실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은 아니었다. 지난해까지 1군서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 시즌에도 다소 늦게 1군 무대를 밟았지만 서두르진 않는다. 무엇인가를 욕심내는 것보다, 팀에 보탬이 되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다. 류효승은 “올해는 예년보다 좀 더 차분하게 준비를 했다. 돌이켜보면 항상 조급한 마음에 쫓겼던 것 같다”면서 “가을야구 등 상상하는 것들은 많지만 일단은 한 타석 한 타석에 생각을 많이 하려 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