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곧바로 일어선다. 프로야구 LG가 특유의 회복탄력성을 앞세워 2연패를 끊었다. 경기 초부터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며 분위기를 가져왔고, 마운드도 발맞춰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LG는 14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리그 KIA와의 맞대결을 14-0으로 이겼다. 총 안타 14개와 사사구 10개를 수확, 경기 내내 우위를 점했다. 덕분에 올 시즌 10개 구단 가운데 처음으로 80승(3무50패) 고지에 도달했다.
정규리그 선두로서, 위기를 최소화하는 힘을 보여줬다. 지난 11일 KT전(4-6), 하루 전 13일 KIA전(3-6) 등 홈에서만 내리 당한 2연패를 털어낸 것. 이에 2위 한화의 2.5경기 차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다. 9월 시작만 해도 두 팀의 격차는 5.5경기에 달했지만, 야금야금 뒤를 쫓기고 있는 형국이다.
방심하지 않되, 선수들의 저력을 믿는다는 게 염경엽 LG 감독의 생각이다. 14일 KIA전에 앞서 “이미 5월과 7월 사이 수많은 고비가 있었지만, 팀 모두가 합심해 잘 버텨낸 바 있다. 이번에도 잘 이겨낼 것”이라고 힘줘 말한 배경이다.
사령탑의 신뢰엔 이유가 있었다. LG는 전날 패배를 압도적인 대승으로 되갚았다. 1회 말부터 KIA 선발투수 양현종 상대로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얻어 2점을 뽑아냈다. 3회엔 오지환이 무사 만루에서 우익수 방면으로 2타점 적시타를 쳐 4점 차 리드를 만들었다. 이후 대타로 등장한 홍창기도 힘을 보탰다. 1사 1, 3루에서 바뀐 투수 김기훈에 맞서 희생플라이(5-0)를 더해 점수 차를 벌렸다.
6번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오지환의 활약이 번뜩인 하루였다. 쐐기를 박았다. 5회 말 김기훈 상대로 2사 1루에서 7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견수 오른쪽 뒤 2루타를 뽑아냈고, 1루주자 김현수를 홈으로 불들였다. 8회 1타점 땅볼 포함, 5타수 2안타 4타점 성적을 썼다. 7회 초 1사 패트릭 위즈덤이 친 까다로운 바운드성 타구를 잡아내는 등 공수에서 고루 빼어난 하루였다. 이 밖에도 LG 타선은 8회 8점을 추가하는 빅이닝까지 일궜다.
마운드도 호응했다. LG의 선발투수 앤더스 톨허스트는 6이닝 동안 95구를 던져 2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쳐 시즌 5승째(1패)를 신고했다. 바톤을 이어받은 불펜에서는 이정용과 함덕주, 유영찬이 차례로 1이닝씩 책임지며 경기를 깔끔하게 매조졌다.
1위 자리를 굳히고, 다시 달아날 동력으로 삼고자 한다. 경기 뒤 염 감독은 “힘든 한 주였는데, 선수들 고생 많이 했다”며 “매 경기 관중석을 매진으로 만들어주시면서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신 덕분에 선수들이 힘을 내며 오늘도 승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타선에서는 (김)현수와 (오)지환이, (홍)창기의 타점으로 초반 경기의 흐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다.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지환이의 추가 타점과 8회 빅이닝을 만들면서 여유있는 승리를 할 수 있었다”고 총평했다.
이어 무실점 등판을 합작한 투수진을 향해서도 “톨허스트가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잘해 주었고 승리조인 이정용 함덕주 유영찬이 깔끔하게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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