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기상캐스터로 근무하다 지난해 9월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고(故) 오요안나 씨의 1주기를 앞두고, 어머니 장연미 씨가 직장 내 괴롭힘 문제 해결과 방송계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장 씨는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쌍하게 떠난 내 딸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단식을 시작한다”며 “요안나처럼 억울한 죽음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문제 해결에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요안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방송 산업에는 여전히 수많은 청년이 비정규직 신분으로 고통받고 있었다”며 “나는 딸의 뜻을 이어받아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름 엔딩크레딧’, ‘직장갑질119’ 등 시민단체 42곳이 공동 주최했으며, 단체들은 MBC 앞에 분향소를 마련하고 본격적인 추모 활동에 나섰다. 장 씨는 이곳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단체들은 고인의 1주기인 15일 같은 장소에서 추모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오 씨는 2021년 MBC에 입사해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로 활동했다. 지난해 9월 15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이후 공개된 유서 내용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됐다.
고용노동부는 5월 오 씨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조직 내 괴롭힘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고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므로 관련 법 적용은 어렵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당시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전직 MBC 기상캐스터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 현재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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