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송중기의 멜로 복귀작이 베일을 벗었다. 여전한 소년미로 설레는 첫사랑 캐릭터를 완성시킨 송중기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드라마 ‘마이 유스’(JTBC)는 송중기가 9년 만에 로맨스 장르로 돌아온 작품으로 이전부터 주목 받았다. 송중기는 최근 몇 년간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JTBC)과 더불어 영화 ‘화란’·‘로기완’·‘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 등 장르적 색채가 뚜렷한 작품을 위주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지만 이번엔 약간의 힘을 빼고 안방극장을 찾았다. 여기에 더해 정통 멜로 장르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배우 천우희와의 첫 호흡 또한 기대 포인트였다.
지난 5일 첫 방송한 ‘마이 유스’는 고등학생 시절 이후 운명 같이 재회한 선우해(송중기)와 성제연(천우희)의 첫사랑 재회 로맨스다. 1, 2회에서는 두 사람이 우연치 않게 15년 만에 다시 엮이게 되는 서사가 중심축으로 흘러갔다. 아역 배우 출신 플로리스트 선우해는 조용하고 담담한 일상을 보내다가 성제연의 예능 출연 요청으로 재회가 이뤄진다.

드라마는 정통 멜로 장르로 분류되지만 그렇다고 절절하고 애틋한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 주인공 선우해와 성제연은 현실적인 고뇌를 품고 있지만 밝고 장난스러운 결을 함께 가진 인물로 묘사된다. 선우해는 겉으로는 차분하고 담담하게 살아가지만 가까운 이들에게는 따뜻하고 유머러스하다. 현실적이면서도 솔직하고 당당한 성격의 성제연은 재치 있는 말투와 장난기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주인공이 아픔을 가졌지만 밝은 에너지를 품은 인물로 표현되면서 드라마 또한 단순히 진지한 멜로가 아니라 가볍게 볼 수 있을 정도의 톡톡 튀는 로맨스를 지향한다. 덕분에 재회의 순간 또한 무겁고 거창하기보다 따뜻하고 설렌다.

선우해는 자신을 찾아온 성제연을 반가워하다가 예능 섭외 때문에 자신을 찾아온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철벽을 쳤다. 국민 아역 스타였던 선우해가 어떻게 컸을지 사람들이 궁금해할 것이라는 성제연의 말에 선우해는 “너도 내가 보고 싶었어? 어떻게 컸는지”라며 마음 깊숙한 곳에 묻어둔 그리움을 불쑥 드러내 설렘을 불러일으켰다.
드라마는 스펙타클한 사건을 중심으로 극이 전개되기보다 캐릭터의 미묘한 감정선에 집중한다. 이는 배우 개개인이 가진 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배우가 중심을 잡지 못한다면 시청자의 집중도는 떨어지고 드라마 또한 붕 뜨게 된다.
이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송중기와 천우희 두 주연 배우의 합은 손에 꼽을 정도라고 할 만하다. 단순히 비주얼 합뿐만 아니라 둘 사이의 티키타카 신마저도 완급 조절이 돋보여 한 순간도 눈 뗄 수 없게 만든다. 두 주연 배우의 수준급 화면 장악력이 증명되는 순간이다.
특히 송중기는 작품 초반부터 조용하면서도 깊은 존재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9년 만에 로맨스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첫사랑의 감성과 재회의 설렘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선우해는 감정선을 겉으로 대놓고 드러내기보다 감정의 여운을 절제된 미소와 눈빛으로 전하는 연기가 관건이다.

첫사랑을 대하는 동안 미묘한 긴장과 슬며시 피어오르는 감정을 표현하는 동시에 장난스러운 눈빛과 미소로 긴장감을 풀어주는 섬세한 연기는 송중기가 아닌 다른 배우였다면 상상하기 힘들다. 과거의 상처를 지닌 인물을 그려내면서도 사연 있어 보이는 기교 있는 연기 대신 캐릭터를 가볍게 풀어내는 그의 힘이 돋보인다.
천우희 또한 단순히 첫사랑의 상대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밝고 재치 있는 모습과 솔직하고 성숙한 면모를 오가며 환한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송중기가 “작품을 보시면 천우희가 얼마나 러블리한지 아실 것”이라고 공언한 것처럼 천우희는 특유의 자연스러운 미소와 따뜻한 에너지로 또 하나의 인생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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