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싸이가 대면 진료 없이 향정신성의약품을 대리 처방받은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싸이는 대리 처방이 아닌 대리 수령이라며 해명했지만 대중의 시선은 싸늘한 상황이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싸이를 형사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접수하고 싸이와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하는 수면제를 처방한 의사를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은 싸이가 2022년부터 최근까지 대면 진료를 받지 않고 서울의 한 상급병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자낙스와 스틸녹스를 처방받고 본인이 아닌 매니저가 대리 수령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관련 진료 기록 확보를 위해 최근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했고 담당 의사는 관련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후속 조치를 결정할 계획이다.
자낙스는 불안 장애 치료와 증상 완화 효과를 가진 의약품이며 스틸녹스는 성인의 불면증 단기 치료에 효과가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두 의약품 모두 의사의 진단과 처방이 필요한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한다. 환자 본인이 직접 수령하는 것이 원칙이며 가족이나 간병인 등 극히 제한된 경우에만 대리 수령이 허용된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2월부터 한시적으로 향정신성의약품의 전화 처방·대리 수령이 허용됐지만, 2021년 11월부터 대면 처방만 가능하게 바뀌었다. 앞서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자낙스와 스틸녹스 등을 대리 처방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소속사 피네이션은 “전문의약품인 수면제를 대리 수령한 점은 명백한 과오이자 불찰이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싸이는 만성적인 수면장애 진단을 받고, 의료진의 처방에 따라 수면제를 복용하고 있다. 수면제 복용은 의료진의 지도 하에 정해진 용량을 처방받아 복용해왔으며, 대리 처방은 없었다. 그 과정에서 수면제를 3자가 대리 수령한 경우가 있었고, 최근 경찰에서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다만 싸이의 해명에도 대중의 반응은 의구심이 여전하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중독성과 부작용 위험이 높은 만큼 엄격한 관리와 법적 절차 준수가 필수적이다. 많은 이의 주목을 받는 위치에 있는 싸이는 사회적 책임 또한 막중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논란이 더욱 아쉬움을 남긴다. 유명인이 의약품 대리 수령으로 논란이 돼 처벌받은 사례가 있는데도 동일한 문제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대중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현직 의사는 자신의 SNS에 “대리 처방은 아니고 '대리 수령'이라는 건 대체 뭔 소리인가”라며 “본인이 아닌 제3자가 처방전을 대리 수령하는 행위를 대리 처방이라고 하는 것”이라고 싸이의 대리 수령 해명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수년간 불법을 저질렀다는 걸 자인한 셈”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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