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진출 1년 만에… 퇴출권 못 피한 장유빈, 다음 선택지는

장유빈이 지난 4월 30일 인천 잭니클라우스CC에서 열린 LIV 골프 한국 대회 기자회견에 참석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무대를 휩쓸었던 장유빈이 LIV 골프를 향해 당차게 내민 도전장, 1년 만에 위기를 맞았다.

 

장유빈은 18일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필드의 더클럽 앳 채텀힐스(파71)에서 마무리된 LIV 골프 인디애나폴리스 대회(총상금 2500만달러·약 347억원)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03타로 공동 27위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35위(3언더파 139타)였던 그는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몰아치며 모처럼 힘을 냈다. 하지만 극적인 반등까지 이어지지 않았고, 아쉬움이 남는 27위로 최종 대회를 마쳤다. LIV 골프는 24위 이내 선수에게만 랭킹 포인트를 부여한다.

 

장유빈의 시즌 최종 랭킹포인트 순위도 결정됐다. 다음 시즌에도 LIV 골프에서 뛸 자격이 주어지는 48위 진입에 사활을 걸었지만, 53위로 목표에 닿지 못했다.

 

장유빈이 지난 3월 LIV 골프 홍콩 대회에 출전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비상등이 켜졌다. 퇴출권을 피하지 못한 그는 LIV 골프의 ‘프로모션 이벤트’를 통해 다시 LIV 골프 출전권을 획득해야 한다. 프로모션 이벤트는 LIV 골프의 등용문 대회로 미국프로골프(PGA),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퀄리파잉 시리즈 성격을 띈다.

 

만약 프로모션 이벤트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장유빈에게는 아시안프로골프투어 무대 진출 혹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무대 복귀 선택지만 남는다. KPGA 투어는 지난해 대상 수상으로 5년 시드를 확보했기에 2029년까지 활동에 제약이 없다.

 

장유빈이 당장 미국 무대로 향하는 시나리오는 성립되지 않는다. PGA 투어 및 산하 대회는 LIV 골프 출전 선수에게 1년간 출전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유예기간을 두기 때문이다. PGA 무대에 닿으려면 최소 1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장유빈이 지난해 11월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시상식에서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한 후, 환한 미소와 함께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로 창창한 커리어를 예고한 장유빈은 지난해 KPGA 투어 최초 6관왕(대상·상금왕·최저타수상·장타상·톱10피니시상·기량발전상)으로 빛났다. 예상과 달리 PGA 투어 도전이 아닌 LIV 골프 합류를 결정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계속된 부진 끝에 결국 초라한 엔딩을 맞게 됐다.

 

올해 치른 13개 대회에서 한 번도 톱10에 오르지 못했다. 최고 성적이었던 지난달 영국 대회 공동 21위를 포함해 20위권을 기록한 것도 단 4번에 그쳤다. 한국 남자골프 차세대 스타라는 명성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존 람이 지난 5월 인천 잭니클라우스CC에서 열린 LIV 골프 한국 대회에 출전해 자신의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시즌 개인전 우승은 LIV 골프 최고 스타인 존 람(스페인)이 가져갔다. 최종 대회에서 시즌 4번째 준우승을 거두며 그간 랭킹포인트 1위를 달리던 호아킨 니먼(칠레)을 막판에 밀어내는 대역전극을 펼쳐 보였다.

람은 시즌 우승 없이 총 12번의 톱10을 써내는 꾸준함으로 최종 우승 업적을 달성했다. 니먼은 시즌 5승을 거두며 최종 대회 전까지 랭킹 1위를 달렸지만, 이번 대회에서 4위로 주춤한 끝에 고배를 마셨다. 람과 니먼의 포인트 차이는 단 3점(226점-223점)이었다.

 

LIV 골프는 오는 23일부터 사흘 동안 미국 미시간주 플리머스의 더 카디널 앳 세인트존스에서 단체전 순위만 가리는 시즌 최종전을 치르고 올해 일정을 마감할 예정이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