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경기를!”… 허슬두가 과거의 영광을 찾는 방법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우승만큼이나 어려울지 모르는 리빌딩, 그 고난길을 누구보다 밝게 헤쳐 나간다.

 

프로야구 두산은 2010년대 중반부터 2020년대 초반을 호령했던 KBO리그 최고의 강팀이다. 김태형 현 롯데 감독의 지휘 아래 역대 최초 7년 연속(2015~2021년)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쌓았다. 이 기간 3번의 우승을 따내며 ‘V6’까지 외쳤다.

 

행복했던 순간, 이제 모두 과거형이 됐다. 특히 올 시즌은 개막 이후 꾸준히 내리막을 걸으며 하위권으로 미끄러진 끝에 9위가 익숙한 자리까지 와버렸다. 산술적으로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실현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두산 더그아웃 분위기는 결코 어둡지 않다. 당장의 터널은 어두컴컴하지만, 그 끝을 알리는 듯한 밝은 빗줄기가 눈앞에 드리우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기대되는 경기를 하자는 게 우리의 모토”라고 외치는 조성환 감독대행의 지휘 아래 성공적인 리빌딩이 이뤄지고 있다.

 

완전히 새 얼굴들로 재편된 두산 내야진이 대표적이다. 과거에 굳건했던 허경민(3B)-김재호(SS)-강승호(2B)로 이어지는 라인은 FA 이적, 은퇴 등의 이슈로 일찌감치 해체됐다. 그 자리에는 박준순-이유찬-오명진이라는 젊은 자원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누구 하나 미래가 기대되지 않는 자원이 없다.

 

2006년생 박준순은 2025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에 빛난다. 야수 중 가장 먼저 픽을 받은 특급 유망주답게, 허경민이 빠진 3루를 빠르게 파고들었다. 1998년생 이유찬은 상무 시절(2021~2022년)을 거쳐 백업으로 활약하다가 올해 리빌딩 주춧돌로 낙점 받아 중심을 잡아준다. 2001년생 오명진은 현역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돌아왔고, 올해 시범경기 타격왕(0.407)을 시작으로 잠재력을 터뜨린 끝에 공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박준순.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여기에 또다른 1라운더, 2002년생 안재석까지 가세했다. 2021 드래프트 1라운드 픽인 안재석은 지난해 현역으로 입대해 지난 7월 전역을 알리고 팀에 돌아왔다. 곧장 존재감을 뿜어낸다. 지난 15일 연장 11회말 끝내기 홈런을 필두로 시즌 첫 선발 출전이었던 16일에도 멀티히트를 쏘며 빛났다. 이미 교통정리가 끝난 것 같던 두산 내야에 행복한 고민까지 안겼다.

 

마운드도 마찬가지다. 2006년생 최민석이 스타트를 끊는다. 박준순과 드래프트 동기인 그는 대체선발을 시작으로 실력으로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12경기(10선발) 3승2패, 평균자책점 2.86(56⅔이닝 18자책점)을 남긴다. 주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우며 스위퍼와 포크볼을 섞는다. 고졸 루키답지 않은 씩씩한 경기 운영 능력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다.

 

윤태호.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깜짝 스타들이 뒤질세라 손을 든다. 지난 16일 잠실 KIA전에서 손톱 부상으로 갑작스레 강판된 최승용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2003년생 윤태호는 4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이름을 알렸다. 프랜차이즈 역사상 프로 데뷔전에서 4이닝 이상 무실점을 기록한 세 번째 투수였다. 장호연(1983년 9이닝 무실점), 박노준(1986년 8⅓이닝 무실점)의 계보를 39년 만에 이었다.

 

이어 17일에 선발로 나선 제환유까지 5이닝 1실점 쾌투(노 디시전)를 펼치면서 조성환 대행 체제 아래 첫 번째로 맞이하는 시리즈 스윕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루가 멀다하고 등장하는 유망주들의 활약이 두산 특유의 ‘화수분 야구’를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말 그대로 수준급 선수들이 쏟아진다. 9위이지만, 두산의 야구가 볼 맛 나는 이유다. 조 대행이 내세운 모토대로 두산의 내일은 기대감으로 가득 찬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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