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은 끝나지 않았다…‘나는 생존자다’가 재조명한 비극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의 두 번째 이야기 ‘나는 생존자다’가 대한민국을 뒤흔든 네 가지 비극,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살펴본다. 

 

15일 공개될 ‘나는 생존자다’는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네 개의 참혹한 사건, 그리고 반복돼서는 안 될 그 날의 이야기를 살아남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기록한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연출을 맡은 조성현 PD는 13일 제작발표회에서 “메이플 씨는 자신이 하나님이라고 믿었던 JMS(기독교복음선교회) 교주 정명석과 맞서싸워 승리한 대단한 사람”이라면서 “단순히 피해자라고 부를 게 아니라 지옥에서 생존해 우리 사회에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증언한 분이다. 존중받아 마땅한 분이라고 생각해 저희 다큐 제목을 ‘나는 생존자다’로 짓게 됐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JMS, 부산 형제복지원, 지존파,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까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앞으로도 반복될지 모르는 미래의 비극을 경고한다. 조성현 PD는 “형제복지원 생존자 분들을 만났을 때 ‘내가 알고 있던 사건과는 다르구나’, ‘피해와 고통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구나’를 알게 됐다”라면서 “중요한 사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건, 여전히 반복되고 있고 지옥은 끝나지 않은 사건을 다루고자 했다”라고 4가지 사건에 주목한 이유를 전했다.

조성현 PD는 비극적인 참사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동안 왜 우리사회에 같은 문제가 반복돼 왔는지 구조적 문제를 들여다봤다. 2년간의 취재 과정은 8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공개된다. 조성현 PD는 “일을 하면서 분노라는 감정에 익숙한 사람인데 이번만큼 취재하면서 많이 울었던 적이 없는 것 같다”라면서 “우리가 이렇게까지 처참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을 했다. 생존자 분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한 분 한 분 설득한 것은 앞으로 이런 일이 또 발생하면 안된다는 생존자들의 말씀에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취재에 몰두한 이유를 설명했다.

 

‘나는 생존자다’​는 비극에서 생존자들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리고 생존자들이 여전히 지옥을 탈출하지 못한 채 고통을 겪는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 참혹한 지옥을 구현했다. 조성현 PD는 “형제복지원 생존자들을 만날 때마다 ‘사과한다는 한 마디를 듣고 싶다’라고 하신다”라면서 “그 누구도 지금껏 사과 한 마디를 하지 않았다. 이 자리를 빌어 생존자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할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조성현 PD는 “우리 사회에서 인간의 가치가 다른 것들보다 낮아질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함께 고민해봤으면 좋겠다”라면서 “지금도 끝나지 않은 고통을 겪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들을 담았다. 우리가 무엇을 구조적으로 바꿔야 할지 고민해봤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조성현 PD는 스스로를 신이라 부르며 대한민국을 뒤흔든 이들의 어두운 단면, 이로 인해 고통받는 피해자들을 집중 조명해 경종을 울렸다. 큰 반향을 일으키며 공개 직후 국내 다큐멘터리 시리즈로는 최초로 대한민국 순위 1위에 오르며 글로벌 5위를 기록했고, 2023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대통령 표창(방송영상산업발전유공)을 받았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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